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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TPP 한국참여 당장은 어렵다"… 협상서 실속 챙기기

산업부 "참여 여부 논의한 적 없다" 불구

美 "발효 후 2단계선 참여할 수 있을 것"

겉으론 '기존 회원국부터 타결' 밝혔지만

농산물 추가 개방 등 '통행료' 요구 포석

문재도 산업부2차관. /=연합뉴스

웬디 커틀러 USTR 부대표 대행.


우리 정부가 미국이 주도하는 다자간 자유무역협정(FTA)인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 참여 의사를 밝혔지만 당장은 참여가 어렵다는 답변을 전달했다고 미국 언론들이 보도했다. 미국의 이 같은 입장은 표면적으로는 기존 12개 TPP 회원국 간 협상을 타결 짓는 것이 우선이라는 이유이지만 참여를 적극 희망하는 한국 정부를 미지근하게 대해 향후 참여 협상에서 우위를 점하려는 의도가 다분하다는 분석이다.

16일 워싱턴포스트(WP) 등 외신에 따르면 문재도 산업통상자원부 2차관은 이달 초 미국 워싱턴을 방문해 웬디 커틀러 미국 무역대표부(USTR) 부대표 대행과 캐롤라인 앳킨스 미국 국가안전보장회의(NSC) 국제경제담당 부보좌관을 만나 우리 정부의 TPP 참여 문제를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논의에서 미국은 우리 측에 "원칙적으로 한국이 언젠가는 TPP에 참여해야 한다는 인식이 있지만 지금은 아니다"라며 "(협상 발효 후) 2단계에는 참여할 수 있을 것"으로 말했다고 외신은 전했다. TPP 참여를 희망하는 우리의 러브콜에 미국이 환영하지 않았다는 말이다.

TTP는 미국·일본·캐나다·멕시코·호주·베트남 등 아시아·태평양 12개국 간 자유무역협정(FTA)이다. TPP 협상은 현재 막바지로 미 대통령에게 협상 권한을 위임하는 무역신속협상권(TPA)만 미 의회에서 통과되면 상반기 내에 타결될 가능성이 높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이달 말 미국 방문기간 중 TPP 협상이 타결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번 반응을 두고 안팎에서는 미국이 향후 우리와 TPP 참여 협상을 할 때 시장 추가 개방을 요구하는 '통행료'를 물을 것이라는 입장을 명확히 한 것으로 해석했다. 미국과 일본 등 TPP 내 산업 경쟁국들이 우리 정부의 TPP 참여를 조건으로 농산품 시장을 더 열고 비관세 장벽을 낮출 것을 요구할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미국은 농산품 시장에서 우리보다 확실한 우위에 있고 일본은 소재·부품·자동차 등 공산품 시장에서 우리보다 경쟁력이 앞서기 때문이다. 미국은 국내 시장에서 미국산 자동차 판매부진을 비관세 장벽 탓이라며 유무형의 통상 압박을 가해왔다.



제미현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 연구위원은 "참여에 대한 공식 입장도 정하기 전에 (미국으로부터) 거절 먼저 당했다는 소식이 외부로 알려지면 앞으로 협상에서 불리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정인교 인하대 경제학과 교수는 "미국과 일본은 자국 내 정치 이슈 때문에 이달 말 미일 정상회담에서 타결 기회를 놓치면 TPP 추진력을 잃을 분위기라 속내가 복잡하다"며 "현재 가입국들과도 협상 타결에 정신이 없는 미국에 우리의 참여 여부를 물으면 부정적인 답변이 돌아올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전했다.

주무부처인 산업부는 미 정부와 TPP 협상 동향을 논의한 것일 뿐 참여 여부는 논의한 적이 없다고 해명했다. 김학도 통상교섭실장은 "TPP는 다자간 협상인데 미국 정부에 참여를 문의했다는 것 자체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TPP 협상 타결 후 협정문을 바탕으로 우리 실익을 따져 TPP 참여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구경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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