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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대/10월 27일] 더불어 살기를 준비할 때다

요즘 어디를 가더라도 다양한 인종을 쉽게 만나게 된다. 근무하는 회사가 위치한 강남 테헤란로를 걷다 보면 거리 한 가운데서 지도책을 들고 있는 관광객은 물론 한국 회사의 출입증을 건 검고 흰 얼굴의 사람들을 심심치 않게 본다. 이들을 보면 반갑고 신기하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한국이 이들에게 살기 좋은 곳인가를 생각해보게 된다. 외국인이나 이민자를 위한 공공 서비스 등 외적 시스템이 준비됐는가에 앞서 우리와 다르게 생긴 이들을 같은 사회의 일원으로 받아들일 마음의 준비가 돼 있는지에 대해서 확신이 서지 않기 때문이다. 먼저 같은 '피'를 타고난 사람들만 같은 집단으로 인정하는 정서가 걸림돌이라 생각한다. 핏줄에 대한 집착이 다르게 생긴 이들에 대한 배타성으로까지 이어지기 때문이다. 우리는 한국에 거주하는 외국인은 물론 결혼 이민자나 귀화자 그리고 한국인과 아시아인 사이에서 태어난 이른바 '코시안' 등 법적으로도 문화적으로도 엄연한 한국인들까지도 '다른 사람'으로 취급한다. 외국에서 태어나 한국 땅 한번 밟아보지 않은 한국인 이민 2,3세대를 '교포'라는 이름으로 살뜰히 챙기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까만 머리, 까만 눈만 가득한 일명 '단일 민족' 환경에서 자라 우리와 다른 생김을 가진 사람들이 아직 이질적이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한국에 거주하는 외국인 숫자가 이미 전체인구의 2%를 넘어 점점 늘고 있다는 점을 생각해볼 때 그들도 우리와 함께 살아가는 '같은 사람'들임을 받아들여야 한다. 또한 한국 문화에 대한 외국인들의 의견에 지나치게 민감하게 반응하는 현상도 생각해봐야 할 점이다. 얼마 전 국내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외국 여성이 한국 생활에 대해 쓴 책의 내용을 두고 뜨거운 논란이 인 적이 있다. 처음 경험하는 한국 문화에 대해 생소하거나 불편한 점이 있는 것은 당연한데도 우리는 그들을 이해하기에 앞서 그들이 우리에게 익숙해지기를 강요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그러나 이처럼 우리와 다른 환경에서 자란 이들의 생각을 무조건 적대시한다면 그들과 함께 살아가기는 점점 더 힘들어질 것이다. 이미 백만명이 넘는 외국인이 한국에서 살고 있고 국제결혼이 우리나라 전체 혼인 건수의 10%를 넘어 다문화가정 자녀 수도 6만명 이상이라고 한다. 불과 얼마 후면 관광지는 물론 학교ㆍ회사 등 사회 곳곳에서도 우리와 생김새가 다른 사람들과 함께 생활하게 될 것이라는 뜻이다. 사회적 시스템은 물론, 정서적으로도 이들을 같은 사회구성원으로 받아들일 준비를 해야 할 때가 아닐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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