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기자의 눈] 이통사의 씁쓸한 자화상
입력2011-03-13 18:38:40
수정
2011.03.13 18:38:40
요즘 국내 통신업계에 때아닌 '주파수 전쟁'이 한창이다. 방송통신위원회가 2.1㎓ 주파수 대역의 잔여분인 20㎒ 대역폭을 경매로 배분하겠다고 밝히자 국내 이동통신 3사가 서로 주파수를 차지하겠다며 대립각을 세우고 나섰다.
이동통신사가 주파수 확보에 사활을 거는 것은 주파수가 스마트폰 경쟁력의 핵심으로 떠오른 탓이다. 2.1㎓ 주파수 대역은 지난 2009년까지만 해도 별다른 조명을 받지 못했으나 스마트폰의 확산으로 데이터 사용량이 급증하자 몸값이 껑충 뛰었다. LG유플러스가 애플 아이폰을 당장 들여오지 못하는 것도 2.1㎓ 주파수가 없어서다.
이동통신 3사의 주장은 완벽한 평행선을 달린다. SK텔레콤은 가입자가 제일 많으니 주파수가 더 있어야 통신망 부하를 줄이고 원활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KT는 통신시장의 독점이 우려되기 때문에 경매에서 SK텔레콤을 배제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LG유플러스는 3위 사업자인 만큼 공정한 경쟁을 위해서는 단독 입찰이 불가피하다고 연일 목소리를 높인다.
하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현재 SK텔레콤은 2.1㎓ 대역에서 60㎒ 주파수를 운용 중이다. 스페인 보다폰(40㎒)∙호주 텔스트라(50㎒) 등과 비교해도 세계 최고 수준이다. 1위 사업자 견제를 주장하는 KT도 이미 40㎒를 갖고 있어 독과점이 우려되기는 마찬가지다. LG유플러스는 2006년에 2.1㎓를 배정받았다가 사업성이 없다며 반납한 과거가 있다.
때아닌 주파수 확보 경쟁에 최근 쟁점으로 떠올랐던 통신비 인하는 쏙 들어갔다. 주무부처인 방송통신위원회도 주파수 경매가 급선무인 양 '통신사 눈치보기'에 나서는 모습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가구당 월평균 통신비는 전년 4.8% 포인트 늘어난 13만6,682원을 기록했다. 통계를 집계한 2003년 11만8,684원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이동통신사의 밥그릇 싸움에 방통위가 본분을 놓치고 있는 건 아닌지 되돌아볼 일이다.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