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장의 앨범을 연이어 백만 장 이상 판매하는 기록을 세웠고, 2006년까지 열 장의 정규 앨범을 만들어 1,500만장 팔아 치운 베테랑 가수. 1990년 10월 안경 쓴 순진한 얼굴의 청년은 어느덧 23년의 시간을 돌아 독보적인 그만의 음악적 색깔을 지닌 별(星)이 됐지만 여전히'변화'를 갈망했다. 싱어송라이터의 길을 묵묵히 걷고 있는 신승훈(45·사진)이 새 앨범을 내놓고 다시 대중과 호흡한다. 15일 오후 서울 강남구의 한 뮤직 바에서 그를 만나 음악을 찬(餐)으로 얘기를 나눴다.
이번 앨범은 그간 발라드로 대표됐던 신승훈이 다양한 음악적 실험을 하고, 그 결과물을 녹여 지난 2008년부터 발표하기 시작한 3부작 프로젝트 앨범의 완결판 격이다.'그레이트 웨이브(Great Wave)'라는 앨범 제목처럼 음악 인생에 풍성함을 더해줄 또 한번의 멋진 변화의 물결을 예고하고 있는 듯 하다.
신승훈은 데뷔 23년 만에 처음으로 래퍼와 협업(콜라보레이션)을 시도했다. 오는 23일 앨범 발표에 앞서 17일 정오에 미리 공개될'내가 많이 변했어'라는 곡에는 힙합그룹 다이나믹듀오의 최자가 힘을 보탰다. 래퍼 버벌진트도 가세했다. 80년대 디스코를 세련되면서도 감각적으로 재해석한'러브위치(Love Witch)'라는 곡에 버벌진트 특유의 중저음 랩을 얹었다.
"'러브위치'는 일탈을 꿈꾸는 신승훈, 그러나 아직은 수줍음이 깃든 느낌의 곡이에요.제 노래 중 가장 도발적이라고도 볼 수 있습니다. 약간 취기가 오른 상태에서 가볍게 들어야 더 멋스러운 곡입니다."
예전의 신승훈 표 발라드를 좋아하는 팬들에 대한 배려도 잊지 않았다.
"'그대'라는 곡은 신승훈을 추억하고 싶었던 분들을 위한 곡입니다. 처절함·애절함·애잔함·애틋함 등 발라드 감정선에는 수많은 갈래가 있는데, 이 곡은'그대'라는 단어가 지닌 본연의 의미에 돋보기를 대고 애틋한 느낌을 녹였습니다."
이번 앨범에는 타이틀 곡'Sorry(쏘리)'를 비롯해 모두 9곡이 수록됐다. 미니앨범이지만 정규앨범 뺨치는 곡 수다. 신승훈은 발라드·디스코·힙합 등 다양한 색깔을 녹인 이번 앨범을 앞으로 선보일 11집 정규앨범에 보다 신선한 색을 가미하기 위한 마지막 시험대로 생각하는 듯 보였다. '발라드 황제'라는 수식어에 갇히지 않고 끊임없이 변화의 날갯짓을 하는'진짜 가수'신승훈이다.
오는 23일 새 앨범'그레이트 웨이브' 발매 후, 내달 9일에는 서울 방이동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동명의 타이틀로 대규모 단독 콘서트를 갖고 팬들과 호흡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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