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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경제소사/3월5일] <1335> 철의 장막

‘발트해에서 아드리아해까지 대륙을 가로질러 철의 장막(Iron Curtain)이 드리워졌습니다.’ 미국을 방문한 전 영국 총리 윈스턴 처칠이 1946년 3월5일, 미주리주 풀턴시 웨스트민스터대학에서 행한 연설의 골자다. ‘철의 장막’이 언급되는 순간 장내가 조용해졌다. 장막을 친 소련이 동맹국으로 여겨졌던 시절이었기 때문이다. 처칠은 용의주도하게 움직였다. 명예학위를 주겠다는 숱한 제의 가운데 굳이 이 학교를 고른 것도 풀턴시가 트루먼 대통령의 고향이라는 점을 의식해서다. 처칠은 ‘평화의 힘’으로 이름 붙여진 이날의 연설에서 ‘용감한 러시아 국민과 전쟁의 동지였던 스탈린에게 존경과 감사를 표한다’면서도 ‘(철의 장막에 대항하기 위해) 영국과 미국이 힘을 합치자’고 역설했다. 이튿날 신문에 대서 특필된 ‘철의 장막’이라는 표현은 소련의 심기를 불편하게 만들고 전세계는 냉전체제로 빠져들었다. 나치 독일의 선전장관이던 괴벨스가 소련의 팽창 야욕을 일컬으며 처음 사용했다는 ‘철의 장막’이라는 용어도 처칠이 연설에 인용한 뒤 각국으로 퍼져나갔다. 처칠의 기대대로 트루먼 대통령은 영국과 군사ㆍ정치동맹을 강화했다. 영미의 협력에 의한 새로운 패권체제의 탄생이 처칠의 세치 혀로 앞당겨진 셈이다. 처칠의 연설로부터 63년이 지난 오늘날 새로운 ‘철의 장막’이 쌓여가고 있다. 동유럽 경제위기 탓이다. 헝가리의 주르차니 페렌츠 총리는 최근 ‘서유럽의 지원이 성사되지 않으면 동서를 가르는 새로운 철의 장막이 드리워질 것’이라며 유럽의 동서분열 가능성까지 들고 나왔다. 자본의 힘으로 무너져 서방세계에 편입된 동구권이 자본주의가 불러온 경제위기로 떨어져 나가는 아이러니를 맞은 형국이다. 그나마도 부럽다. 한반도를 가르는 철의 장막은 도통 요지부동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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