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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경제기구와 글로벌 기업에서도 여성들의 약진이 두드러지고 있다.
세계의 경제대통령이라고 불리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수장 자리에 100년 역사상 처음으로 여성이 오른다. 재닛 옐런 차기 연준 의장은 내년 2월 정식으로 취임하면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와 올해 3선에 성공한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함께 5대 국제경제권력(미국 대통령, 유럽중앙은행(ECB) 총재 포함) 중 3자리가 여성으로 채워진다.
최근에는 ECB가 내년에 출범하는 유럽단일은행감독기구 대표에 프랑스 중앙은행 출신 다니엘 누이를 지명하면서 유럽의 금융기관 내에서도 여풍이 불고 있다.
제조업과 금융업 등 남성들이 주도하는 전통적인 산업에서도 '유리천장'이 깨지고 있다. 올해 초 미국 최대 방산업체 록히드마틴사 최고경영자(CEO) 자리에 마릴린 휴슨이 오른 것을 신호탄으로 세계적인 자동차 업체 제너럴모터스(GM)의 메리 바라, 300여년 역사의 영국 보험회사 런던로이즈의 잉가 빌 등이 CEO에 잇따라 임명되면서 지금까지 여성 임원 불모지 업계에서도 여성 리더십이 등장하고 있다.
세계적인 기업의 2인자 자리에도 잇따라 여성들이 올랐다. 인텔의 르네 제임스 부사장은 올 5월 사장으로 승진하며 기업 내 2인자 자리를 꿰찼다. 페이스북에서 최고운영책임자(COO)로 일하는 셰릴 샌드버그는 일하는 여성의 대표주자로 각인됐다.
엔지니어링 등 전문 분야의 학위를 받은 후 해당 분야에서 수십년간 잔뼈가 굵은 여성들이 중간관리자, 고위관리자를 거쳐 최고위직에 오르는 추세다. 마리아 클라베 마이크로소프트 이사는 "주류산업에서 여성 CEO가 잇따라 탄생한 것은 여성 리더십 변화의 물결을 이끄는 티핑 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여성 고위직의 비중이 여전히 낮다는 지적도 나온다. 포춘이 선정한 500대 기업에서 여성 CEO 비율은 4.2%에 불과하다.
이 비율은 지난 10년간 3%포인트 올랐지만 여전히 남성들에 비해 크게 뒤처진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사회 멤버 비율은 16.9%, 임원 비율은 14.6%로 지난 수년간 거의 정체상태에 머무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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