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현지시간) 뉴욕 증시 마감 후 구글은 올 1·4분기 순익이 전년동기 대비 32% 늘어난 34억5,000만달러, 특별항목을 제외한 주당 순익은 8.3% 증가한 6.27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주당 순익이 시장 전망치인 6.41달러에 못 미치면서 구글 주가는 시간외거래에서 한때 6%가량 급락했다. 전문가들은 구글의 광고 부문 매출이 기대보다 2억달러 못 미친 사실 등을 근거로 향후 이익 증가세 둔화를 우려하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구글·페이스북·트위터는 모바일 광고 매출을 늘리기 위해 애쓰고 있지만 모바일 기반 광고 단가가 PC보다 낮아 수익을 올리기가 더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 구글이 지난 분기 네스트 같은 대규모 인수합병(M&A)에 나서느라 지출액이 전년비 23% 급증한 113억달러에 달한 것도 순익이 감소한 요인이다.
같은 날 실적을 내놓은 IBM도 뚜렷한 둔화세를 보이며 주가가 4.1% 하락했다. IBM의 지난 분기 순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 30억달러에서 21% 떨어진 24억달러로 집계됐다. 주당 순익도 2.54달러로 18.1% 미끄러졌다. 전문가들이 예상한 수준과는 부합했지만 8분기 연속 실적악화를 이어가며 IBM이 올해 목표실적을 달성할 수 있을지에 대한 회의감이 커지는 형편이다.
IBM은 신흥시장에서의 하드웨어 판매 부진으로 이 지역 매출이 전년보다 11% 줄었다. 특히 중국은 20% 감소했다. 모시 카트리 코언투자회사 분석가는 "하드웨어 같은 IBM의 전통적 사업부가 다방면에서 타격을 받고 있다"며 "이는 올 한해 실적을 개선하는 데 큰 부담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현재 IBM은 클라우드컴퓨팅, 기업용 정보기술(IT) 솔루션 구축 등으로 주력사업을 재편하고 있다.
미 IT 업계의 지표라고 할 수 있는 기업들의 실망스러운 성적표로 실적발표를 앞둔 다른 IT 기업들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로이터는 투자자들이 오러클·시스코·EMC·휴렛팩커드 등도 실적악화를 나타낼 것으로 염려하는 눈치라고 전했다. 구글의 실적발표 직후 페이스북도 1%대 주가하락을 보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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