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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FTA 협상] 422일 대장정은 '대혈투'

서울·워싱턴·제주등서 8차례 협상…진통 거듭<br>타결시한 2주 앞두고 강행군 '고위급회담' 열어


[한·미 FTA 협상] 422일 대장정은 '대혈투' 서울·워싱턴·제주 등서 8차례 협상…진통 거듭타결시한 2주앞두고 '고위급 회담' 까지 강행군 손철기자 runiron@sed.co.kr 30일 자정을 넘기며 새벽까지 한미 FTA 양국 협상단은 충돌을 거듭했다. 마지막 순간까지 조금이라도 더 국익을 얻기 위한 혈투가 계속된 것이다. 지난해 2월3일부터 올 3월31일까지 422일간 한미 FTA의 대장정은 처음부터 끝까지 긴장의 연속이었다. 양국은 각각 파트너에 대한 부담감이 만만치 않아 초반부터 치열한 기싸움을 벌였다. 세계 최강국을 상대하는 우리나라 협상단 못지않게 역대 FTA 추진국 중 가장 제조업이 발달한 한국과의 FTA 협상이 미국 협상단에도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했다. 양국 협상단의 야전사령관으로 임명된 김종훈 수석대표와 웬디 커틀러 미측 수석대표는 지난해 3월6일 서울에서 첫 상견례를 겸한 1차 예비협의를 가졌지만 협상 분과를 몇 개로 어떻게 나눌지, 공식명칭을 무엇으로 할지부터 격돌했다. 양국은 한 달 후인 2차 예비협의에서 '한미(KORUS) FTA'와 17개 분과 2개 작업반 구성에 합의, 본협상에 돌입할 수 있었다. 지난해 6월 워싱턴에서 막이 오른 1차 본협상에선 협상단 주변에서 "서로 동의할 수 없다는 데만 동의했다(agree to disagree)"는 말이 나오며 향후 협상이 가시밭길이 될 것임을 예고했다. 1차 협상에서 농업 등의 분과는 협상의 기초인 통합협정문 마련에조차 실패했다. 1차에서 난항을 예고한 협상은 지난해 7월 서울 2차 협상에서 미측이 우리나라의 약가 적정화방안을 강하게 성토하며 협상장을 박차고 나가 파행을 겪는다. 미측의 어이없는 의약품협상 중단 선언에 우리 측도 상품ㆍ서비스 등의 협상을 거부해 2차 협상은 파행으로 마감했다. 3차 협상이 열린 미 시애틀에서도 양국 협상단은 잠 못 이루는 밤을 보내며 접점을 찾으려 애썼지만 신통한 성적을 올리지 못했다. 당시 협상장인 시애틀 웨스틴호텔 앞에서 김종훈 수석대표는 기자와 만나 "멀리서나마 윤곽이 떠오를 줄 알았는데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며 먼 하늘을 쳐다보며 담배 연기만 뿜어댔다. 제주도에서 열린 4차 협상에선 양측 수석대표가 협상장인 신라호텔 주변을 함께 산책하고 술잔을 기울이기도 해 "협상이 순항하는 것 같다"는 관측을 낳기도 했지만 미측이 우리 측 주관심 사안인 섬유시장 개방에 전혀 진전된 방안을 내놓지 않아 난항으로 돌아섰다. 귤의 주산지인 제주도가 협상유치를 통해 미측 오렌지 개방 압력을 방어하자 미측은 5차 협상을 쇠고기 주산지인 몬태나주에서 열어 우리나라의 쇠고기 시장 완전개방을 압박했다. 맥스 바커스 몬태나주 상원의원은 우리 측 협상단을 식사에 초청, 미국산 쇠고기를 대접(?)하며 시장개방을 유도하기도 했다. 우리 측 핵심 요구사항인 미측 반덤핑 제재 완화의 수용 여부가 결정되는 지난해 말을 앞두고 서울에서 열린 6차 협상은 반덤핑과 관련된 무역구제 분과가 핵심이었다. 그러나 미 정부는 시한을 앞두고 의회에 "미 무역구제법을 개정해야 하는 한국 측 요구사항은 수용치 않겠다"는 원칙을 통보, 전체 협상을 위기로 몰아넣었다. 해가 바뀌고 협상시한이 3달밖에 남지 않자 양국은 고위급 개별회담을 개최하며 진도 맞추기에 열을 올렸다. 양측 수석대표와 통상장관이 하와이, 워싱턴, 샌프란시스코, 스위스 제네바 등 때와 장소를 막론하고 만났지만 쇠고기ㆍ자동차ㆍ개성공단 등 핵심 이슈에서 전혀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2월 워싱턴에서 열린 7차 협상도 마찬가지였다. 3월 초 서울에서 열린 8차 협상에서 처음으로 경쟁ㆍ정부조달ㆍ통관 등의 분과가 타결되고 노동ㆍ환경 등도 사실상 타결에 도달하자 14개월의 레이스가 조만간 마침표를 찍을 것이라는 긍정적 전망이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미측이 농업 고위급 협상에서 뼛조각 쇠고기의 수입을 고집하며 협상의제가 아닌 쇠고기 검역을 FTA와 연계하면서 협상은 다시 꽉 막혔다. 시한을 2주 앞둔 지난 19일부터 양국은 남은 기간인 2주 동안 강행군을 하기로 하고 고위급 협상을 서울과 워싱턴에서 번갈아 연 뒤 26일부터 장관급 최종협상에 나섰다. 쇠고기에 쌀 문제까지 겹치면서 장관급 협상 역시 진통을 거듭하며 위기감이 고조됐지만 29일 한미 양국 정상이 20분의 전화통화에서 "최대한 유연성을 발휘한다"는 데 합의, 타결 전망에 다시 파란불이 들어왔다. 30일 양국 협상단은 한때 시한연기를 고려하기도 했지만 끝장협상을 다음날 새벽까지 계속하며 422일간의 대장정에 마침표를 찍었다. 입력시간 : 2007/03/30 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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