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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문 닫힌 포털, 네이버

'로마인 이야기'의 작가 시오노 나나미는 20년도 버티지 못한 중국의 진(秦)제국과 1,000년 가까이 이어진 로마제국의 차이점으로 개방성을 꼽는다. 진나라는 만리장성을 쌓으며 외부와 단절하는 전략을 펼친 데 반해 로마는 도로 건설을 통한 외부와의 소통 확대로 번성할 수 있었다는 지적이다. 지금의 네이버를 보면 진나라를 보는 듯하다. 엄청난 콘텐츠와 자금력을 바탕으로 국내 시장을 장악하는 데는 성공했지만 해외로 뻗어 나가지 못한 채 성장이 정체돼 있기 때문이다. 특히 외부 콘텐츠를 받아들이기보다는 자체 콘텐츠 확충을 통한 입지 다지기에 여념이 없어 보인다. 네이버는 실제 검색 콘텐츠 확보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네이버는 콘텐츠 확충을 위해 지난2008년 제휴협력실을 신설했으며 지난 5년간 체결한 제휴 건수가 661건에 이른다. 이러한 노력 덕분인지 지난주 시작페이지 설정 점유율 51.44%를 기록하고 검색 쿼리 점유율 67.64%를 차지하는 등 국내 시장에서만큼은 잘나가고 있다. 하지만 콘텐츠 확보를 위한 노력에 비해 네이버 자체 서비스는 여전히 폐쇄적이다. 네이버가 얼마전 야심차게 선보인 '네이버미(me)'는 미투데이 외에 네이버 블로그 및 카페와 연동돼 최적의 개인화 환경을 제공한다. 하지만 네이버미는 외부 사이트와 연동되지 않고 응용프로그램 개발환경(API) 공개도 내년 상반기에나 가능해 개발자들이 참여할 여지가 적다. 검색결과를 노출할 때도 외부 콘텐츠를 제공하는 데는 소홀한 모습이다. 이에 반해 글로벌 1위 포털인 구글은 개방성을 무기로 업계 선두자리를 공고히 해 전성기의 로마제국처럼 엄청난 확장을 하고 있다. 페이스북이나 구글과 같은 해외 업체들이 무섭게 성장하기 전에는 국내 이용자들이 네이버의 닫힌 서비스에 만족했을지 모른다. 하지만 최근엔 트위터와 페이스북과 같은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의 성장으로 외부 사이트의 콘텐츠도 더욱 다양해졌다. 네이버가 진나라의 전철을 밟지 않으려면 변신이 필요하다. 우선 시행할 작업은 네이버가 쌓은 만리장성부터 부수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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