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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총수들 '방북 2박 3일' 동행기 "경협 확대? 아직은…"

“제도가 먼저 풀려야지…” 대부분 소극적<br>윤종용 부회장은“가능성은 있다” 기대도<br>수행원없이 일정 챙기느라 고생도 많아


"경협 확대? 아직은 쉽지않죠" 대기업 총수들 '방북 2박 3일' 동행기“제도가 먼저 풀려야지…” 대부분 소극적윤종용 부회장은“가능성은 있다” 기대도수행원없이 일정 챙기느라 고생도 많아 평양=김영기 기자 young@sed.co.kr 남북정상회담을 특별수행한 대기업 총수들은 2박3일 동안 어떤 생활을 했을까. 또 이들은 정상회담의 백미인 경제공동체 구축에 대해 어떤 생각들을 하고 있을까. 정상회담 공동취재를 위해 평양을 방문한 기자는 특별수행원으로 동행한 17명의 기업인, 특히 대기업 총수들과 집중적으로 얘기를 나눴다. 기업인들과 대화한 시간만도 6시간이 넘었다. 별도의 보좌인원 없이 혈혈단신으로 방북길에 참여한 탓일까. 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은 물론 총수들은 기자의 질문에 소탈하면서도 꾸밈없는 속내를 드러냈다. ◇4대그룹, 본격적인 경협 확대는 아직=노무현 대통령은 이번 정상회담에 4대그룹 총수들이 동행하기를 무척이나 바랐다. 그 결과 1차 정상회담에서는 구본무 LG 회장만이 참여했지만 이번에는 정몽구 현대차 회장과 최태원 SK 회장이 따랐고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은 물론 이구택 포스코 회장도 자리를 같이했다. 기대가 너무 컸던 것일까. 총수나 CEO들은 예상외로 경협에 소극적이었고 미지근한 반응을 보였다. 특히 4대그룹은 토지공사 등 공기업들과 너무나 큰 차이를 보였다. 방북 초기 출입국사무소에서 만난 4대그룹의 한 총수는 “경협에 대한 기대가 많은데 준비 많이 하셨나요”라는 질문에 “글쎄요. 뭘 준비해야 하는지…”라면서 냉소적인 반응을 보였다. 다음날 ‘김원균 명칭 음학대학’에서 만난 또 다른 4대그룹 총수는 “몸만 따라왔지”라고 답변, 경협 확대 구상이 아직 백지상태임을 내비치기도 했다. 또 다른 4대그룹 총수도 “제도가 풀려야지”라면서 “돈이 되면이야 사업을 하지”라고 밝혀 아직 남북경협의 여건이 성숙되지 않았음을 시사했다. 북한의 조림사업에 관심이 많은 것으로 알려진 이구택 포스코 회장도 “쉽지 않다. 여러 나라를 검토하고 있지만 나무를 심으려면 투자여건이 맞아야 한다. 5~10년 이상 걸릴 것”이라면서 본격적인 경협 확대까지는 요원함을 내비쳤다. 다만 서해갑문에서 만난 윤종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중국과 러시아도 다 이렇게 시작하지 않았느냐. 가능성은 있다”면서 무조건적인 비관을 하지 말 것을 주문했다. ◇고생한 총수들=사업 구상은 차치하고 경제계 인사들은 지난 2일 오전5시20분부터 행사가 끝난 4일 오후10시까지 수행원 없이 전 일정을 혼자 소화하느라 힘든 시간을 보냈다. 재벌 총수들과 이 회장, 윤 부회장 등도 직접 자신이 가방을 들고 다니며 회의장이나 행사장으로 옮겨다녀야 했다. 특히 북측 사정에 따라 시도 때도 없이 자주 바뀌는 일정을 직접 챙기느라 애를 먹는 모습도 자주 목격됐다. 압권은 회담 이틀째인 3일 인민대학습당에서 열린 특별수행원들의 대기업 부문 간담회. 재계 회장들과 업종대표 등 7개 부문 대표들은 북한 측 여성안내원이 들고 있는 회담분과를 적은 안내판 앞에 한 줄로 나란히 섰고 이어 이 안내원을 따라 줄을 지어 간담회장으로 입장해야 했다. 마치 초등학교 입학생들이 줄을 지어가는 모습을 연상케 할 정도였다. 하얀색의 묵직한 가방을 들고 다녔던 최태원 회장은 해외출장 때도 가방을 직접 자주 들고 다니냐는 질문에 “참 오랜만에 들어봅니다”라고 답했다. 한편 이번 수행 과정에서는 구본무ㆍ정몽구 회장 등 재벌 총수들과 윤종용 부회장, 이구택 회장 등 전문 경영인들이 허물없는 모습으로 지내 눈길을 끌기도 했다. 입력시간 : 2007/10/05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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