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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터리/9월 23일] 문화대국 프랑스와 나윤선

'한·프랑스 의원 세미나' 차 3박4일 의 짧은 일정으로 파리에 갔다. 루브르 박물관, 피카소 전시회, 모네의 집 등은 먼 아시아에서 온 촌사람의 기를 확실히 죽여놓았다. 많은 박물관과 인류학적 가치가 철철 넘쳐나는 예술작품들, 샹젤리제 거리의 가로등과 보도블록마저도 예술작품처럼 느껴지는 문화대국 프랑스였다. 대사관에서 한류의 세계화에 대한 얘기를 나누는 중 우연히 재즈가수 나윤선 얘기가 나왔다. 심수봉과 장윤정은 알아도 나윤선은 처음 듣는다고 하자, 문화원장이 마침 오늘 저녁에 공연이 있는데 나윤선에게 부탁해 자리를 마련하겠다고 했다. 낮에 본 엄청난 규모의 문화시설을 생각하고 공연장을 찾아갔다. 화곡동 골목시장 같은 곳에 규모 200석도 안 되는 조그마한 건물이었다. 생각보다 좁고 불편하고 더웠지만 많은 프랑스 사람은 그녀의 공연에 이 정도의 불편함은 참을 수 있다는 표정이었다. 그녀 또한 크고 화려함보다 자기 노래를 좋아하는 사람을 위해 초대하는 어떤 곳이라도 간다고 한다. 또 관객에게 진정 고마워할 줄도 알았다. 무척 겸손해 보였다. 그런 그녀를 많은 유럽 사람들을 '나윤선 마니아'로 만든 모양이다. 땀을 뻘뻘 흘리며 최선을 다하는 그녀의 열정적인 모습은 아름다웠다. 나는 정수리가 멎는 듯한 고음과 콘트라베이스 같은 저음 사이를 왔다갔다하며 사람의 감성을 자극시키는 감미로운 멜로디와 목소리에 넋을 잃고 말았다. 겸손하고 정열적이면서 감미롭기도 한 그녀의 노래가 유럽의 많은 마니아들을 몰고 다닌다. 그런 그녀를 위해 프랑스 정부는 문화 훈장을 주는 모양이다. 자존심이 센 프랑스 정부도 그 분야에서 혼을 다해 노력하는 그녀에게 아낌없는 지원을 해댄다. 그런 것을 평가할 줄 아는 것만 봐도 프랑스는 진정한 문화 국가라는 생각이 든다. 그날 공연이 끝난 뒤 그녀는 CD 한 장에 사인과 함께 이렇게 적어주었다. "먼 곳에서 만나 더 반가웠어요. 나라를 위해 좋은 일 많이 해주세요. 나윤선 올림" 나는 부끄러웠다. 나라를 위해 좋은 일을 그녀만큼 못하고 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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