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돌은 점잖게 백20으로 전개했다. 이세돌은 포석단계에서는 구태여 어떤 취향을 시도하지 않는 편이다. 흑21은 공격의 요령. 이 수로 참고도1의 흑1에 지키는 것은 백에게 2 이하 6의 형태를 허용하여 백의 불만이다. 백22를 보고 김성룡9단이 말했다. "귀를 한 수 받으라는 얘긴데 아마 안 받을 것 같군요."(김성룡) 과연 장쉬는 우하귀를 손질하지 않고 흑23으로 뛰어들었다. "일단 박력이 좋습니다. 이것으로 일찌감치 4귀생입니다."(김성룡) 김성룡은 이날 사이버오로의 생중계를 맡았다. 백24는 이것이 올바른 방향선택이다. 참고도2의 백1로 받는 것은 백11로 지킬 때 흑12로 뛰어나오는 수가 절호점이 된다. 게다가 좌변을 흑이 A로 삭감하는 수도 유력하므로 백의 불만이다. 강원도 인제의 만해마을에서 벌어진 본선1회전. 한국선수가 16명, 중국이 11명, 일본 4명, 대만 1명이 출전했다. 16명은 전년도 시드이고 나머지는 16명은 오픈토너로 선발했는데 그 선발전에는 한국기사뿐만 아니라 중국기사 44명, 일본기사 51명, 대만기사 8명이 참가했다. 선발전에서 뽑힌 기사는 한국이 9명, 중국이 7명이었다. 일본기사와 대만기사는 1명도 선발토너의 좁은 문을 통과하지 못했다. 동양 4개국 프로기사의 수준을 그대로 보여준 선발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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