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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내달 하순 준공 울돌목 조류발전소 가보니…

"해양에너지 새 장 연다" 부푼 꿈<br>바닷물 흐름 빠른곳에 수차 설치, 전기 생산<br>댐 필요없고 생태계 악영향도 적어 '친환경적'<br>성공땐 英이어 세계 두 번째 대용량 조류발전

동서발전이 건설하고 있는 울돌목 조류발전 조감도. 동서발전은 지난 3월 말 시험 조류발전소 건설을 마무리 짓고 현재 시범운전 중이다.

임진왜란 당시 이순신 장군이 빠른 물살을 이용, 12척의 남은 배로 왜선 200여척을 물리친 명량대첩의 장소, 울돌목. 빠른 물길이 암초에 부딪쳐 튕겨져 나오는 바닷소리가 20리 밖까지도 들린다고 해 ‘바다가 우는 길목’이라는 뜻이 담긴 이 울돌목에 이제는 세계 해양 에너지 분야의 한 장을 장식할 새로운 실험이 성공을 눈앞에 두고 있다. 전라남도 해남군의 우수영과 진도군의 녹진 사이를 잇는 해협인 울돌목(또는 명량)의 빠른 바닷물살을 이용, 새로운 유형의 에너지를 상용화하는 작업이 바로 그것. 조류발전이다. 조류발전은 말 그대로 바닷물의 흐름이 빠른 곳에 수차를 설치해 전기를 생산한다. 조류발전은 자연적인 물의 흐름을 이용한다는 점에서 댐을 지어 가둔 바닷물로 전기를 생산하는 조력발전과 구분된다. 따라서 저수지를 확보하기 위해 댐을 막을 필요도 없고 선박 운항과 어류 이동 등도 비교적 자유로워 생태계에 미치는 악영향이 가장 적은 에너지 시스템으로 평가 받고 있다. ‘친환경적’이라는 수식어가 달리는 것도 ‘댐’이 없기 때문이다. 동서발전은 울돌목에 대규모의 조류발전소를 건설하기로 하고 1단계인 시험조류발전소 공사를 지난 2005년부터 시작했다. 발전 용량은 1MW. 지난 3월 공사가 끝나 현재 시험운전이 진행 중이고 오는 5월 하순 준공식을 개최하면서 ‘상용화 성공’을 전세계에 알릴 예정이다. 상용화에 성공할 경우 영국에 이어 세계 두 번째로 대용량 조류발전을 상용화하게 된다. 동서발전은 시험조류발전소의 성공을 기점으로 울돌목은 물론 진도 주변 해역인 장죽수도와 맹골수도에 2018년까지 모두 450MW 규모의 발전소를 건설할 예정이다. 450MW는 약 20만가구가 사용하는 전력량으로 원유 대체효과는 연간 1,800억원, CO2 절감은 70만톤에 이른다. 이길구 동서발전 사장은 “시험조류발전소가 성공을 앞두고 있는 만큼 앞으로 이 일대에는 모두 450MW 규모의 조류발전소를 건설할 예정”이라면서 “이렇게 되면 해양에너지 분야에서 세계 최고의 기업으로 도약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류발전소 건설은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조류발전을 위해서는 핵심인 ‘수차’를 바닷속, 물살이 빠른 곳에 심어놔야 한다. 수차는 철골 구조물에 설치돼 있다. 물살이 센 곳에 아파트 10층 높이, 무게만도 1,350톤에 이르는 철골구조물을 고정시키기란 쉽지 않았다. 더구나 울돌목 해협은 밀물과 썰물이 보통 바다보다 3배 이상 빠른 초당 5~6m의 속도로 흘러간다. 두 번의 실패 뒤 세 번째 도전에서는 갖가지 첨단 공법을 총동원했다. 조류에 흔들리는 것을 막기 위해 바지선에 13톤짜리 닻 6개를 매달아 고정시킨 뒤 와이어로 바지선을 끌어 울돌목까지 옮겼다. 설치공사 동안 철구조물이 조류에 흔들리는 것을 막기 위해 900톤에 달하는 콘크리트 블록 수십개를 구조물에 얹어두기도 했다. 그런 각고의 노력 끝에 지난해 5월에 철골구조물 설치에 성공했고 이후 공사는 순탄했다. 김영한 동서발전 기획처장은 “조류발전은 태양광·풍력 발전 등에 비해 에너지 밀도가 높아 대규모 상용 발전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면서 “대규모 조류발전을 추진하고 있는 필리핀 등에 진출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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