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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터리/2월 19일] 기업의 사회적 책임은 선택 아닌 필수

몇 달 전 필자가 후원하는 아동학대예방센터에서 전화가 왔다. 아동학대 예방을 위해 10여년 넘게 후원한 공로가 인정돼 보건복지가족부 장관으로부터 공로상을 수상하게 됐으니 참석해달라는 내용이었다. 뜻밖의 수상 소식에 순간 기뻤지만 한편으로는 기업가로서 당연히 해야 할 사회적 책임을 수행하고 상을 받는다는 것이 겸연쩍게 느껴졌다. 필자가 하는 사업은 비교적 경제적으로 안정된 계층의 부모와 아이들이 대상이다. 그래서 지금의 사업을 시작할 때 이들에게 얻은 수익을 소외되고 가난한 이들에게 환원하는 것이 나름의 사회적 책임을 실천하는 길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사업을 시작한 지 10년이 흐르도록 스스로에게 한 약속을 실천하지 못했다. 회사의 미약한 재정상태를 핑계 삼아 차일피일 미뤘던 것이다. 물론 나의 마음도 편안하지 못했다. 그러던 어느날, 회사 재정여건이 비약적으로 나아지는 날을 기다리다가는 평생 사회적 책임을 다하지 못할 것이라는 생각에 적자만 면한다면 할 수 있는 선에서 작은 실천이라도 당장 해야겠다고 마음먹게 됐다. 이렇게 시작한 일이 바로 아동학대예방센터 후원활동이었다. 그리고 이것을 계기로 현재는 비정부기구(NGO) 나눔 인터내셔널 기부, 북한 어린이를 위한 평양 짐보리 센터 오픈, 국내 결식아동, 장애인, 아프리카 어린이 지원 등으로 영역을 조금씩 넓히고 있다. 아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사업인 만큼 아이들에게 도움되는 일이라면 무엇이든 나름의 역할을 하려고 애를 써왔다. 그러나 고백하건대 이처럼 도움의 손길을 내민 것이 아이들에 대한 큰 사랑이나 순수한 동정심, 박애정신 등에서 비롯된 것만은 아니다. 사실은 상당 부분 의무감 혹은 책임감 때문이었다. 즉 기업의 이윤창출은 단순히 기업 자체의 노력에 따른 성과가 아니라 주변 사회의 기여가 있어야 가능하기 때문에 기업 이윤 일부의 사회 환원은 당연하다는 생각에서 비롯된 것이다. 특히 요즘에는 기업 차원의 '노블레스 오블리주'라는 의미를 담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ㆍ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이 보편화돼 많은 기업이 전담 부서를 설치할 정도며 나눔 경영, 행복 경영 등을 내세워 다양한 방법으로 실천하고 있다. 미국의 종합 경제지 포춘(Fortune)은 존경받는 기업순위를 산정하는 8가지 기준 가운데 하나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평가하고 다우존스의 지속가능성 지수 역시 사회공헌 실적을 높은 비중으로 평가한다. 기업평가에서 기업의 이윤만큼이나 이익을 사회에 환원하는 활동이 중요하다는 얘기다. 현대사회에서 기업은 경제적 주체를 넘어 기업시민으로서 사회 문제에 책임 있는 자세를 취해야 한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 과제이자 기업과 사회가 공존하기 위한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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