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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미래의 집'에서 산다] <3> 아파트도 소프트웨어다

입주자중심 단지내 헬스장등 실비운영 전문강사까지 배치 서비스 질도 높아<br>최근엔 건설사서 생활관리사 파견 실버룸·재테크강좌 서비스도 추진

장면1: 30대 직장 여성인 김금자씨는 아침에 아파트 단지 내 입주민 대상 헬스장에 들렸다가 강사에게 핀잔을 들었다. 한달 운동시간 통계와 체중 측정 결과 운동부족으로 인한 과체중 현상이 오고 있다는 것. 김씨는 강사의 안내에 따라 아파트 입주민을 대상으로 하는 요가수업도 헬스와 병행해야 겠다고 마음먹었다. 장면2: 초등 학생인 재만이는 오늘도 방과후에 아파트 단지 내에서 운영되는 영어수업을 들었다. 수업에 들어온 옆집 영주가 내일 생일이라며 단지 내에 있는 파티룸에서 여는 생일잔치에 초대했다. 이 같은 장면은 앞으로 몇 년 후, 아니 몇몇 아파트 단지에서는 이미 현실화 되고 있는 생활문화 프로그램 및 서비스의 일부다. 아파트도 이젠 소프트웨어 시대다. 아파트가 더 이상 편의시설, 주거공간과 같은‘하드웨어’수준에 머물지 않고 단지 내 주민 공동시설을 기반으로 한 각종 생활문화 프로그램 및 서비스의 공급원이 되고 있는 것. 특히 일부 건설사에서는 분양 시기부터 입주민 서비스를 포함한 아파트를 내놓고 있다. ◇부녀회에서 전문관리사까지= 2000년 초반에는 시민 단체들이 아파트 커뮤니티 활성화의 선도적인 역할을 했다. 도시연대, 시민연대 등과 같은 시민 단체들이 아파트 공동체 운동을 주도하면 먹거리 장터, 운동회, 영화상영 등의 행사를 주도했다. 이후에는 건설사들이 마케팅을 위해 마련해준 단지 내 시설을 활용하는 차원에서 입주자들의 모임이 활발해졌다. 입주자들은 동호회, 부녀회 등을 중심으로 직접 시설을 운영하거나 외부업체를 선정, 관리를 위탁하고 있으며 외부 단체와의 연계를 통해 각종 강좌도 제공하고 있다. 신도림 e-편한세상 4차의 경우 단지 내 동호회에서 실내골프장, 헬스시설 등을 원가 수준에 이용하도록 편의를 제공하고 있다. 신도림 1~3차의 경우 단지 내 IT빌리지가 마련돼 바둑, 지점토, 컴퓨터 등의 강좌가 진행되며 인터넷실, 영화관 등의 공간도 제공된다. 강서구 화곡동 대우 푸르지오는 단지 내 시설을 부녀회가 주도적으로 운영하되 시설별로 외부단체와 연계해 운영하고 있다. 단지 내 문고는 연세대 문헌정보학과와 자매결연을 맺어 전문사서가 배치돼 있으며, 헬스장 역시 외부에 임대ㆍ운영하는 방식으로 관리하고 있다. 고급 주상복합 아파트가 늘어나는 것도 단지 내 서비스 발전의 계기가 되고 있다. 대표적 단지로 꼽히는 타워팰리스는 그전에 찾아 보기 힘들었던 게스트하우스, 영유아 놀이방, 노래방 등의 시설을 도입해 관심을 끌고 있다. 눈에 띄는 서비스로는 영유아 놀이방을 꼽을 수 있다. 놀이방 교사 출신의 관리자가 배치돼 있으며, 시간당 2,000원의 사용료를 내면 아이를 맡길 수 있다. 주부들이 시장을 보거나 외출할 때 애용하고 있다는 게 관계자의 설명이다. 또한 골프, 수영, 헬스장에는 전문강사가 배치돼 강의를 제공하고 있다. 이 같은 단지 관리 및 서비스 제공은 타워개발이라는 관리회사에 위탁, 거의 실비수준으로 운영되고 있다. 타워개발 편성호 실장은 “단지 내 서비스에 대한 주민들의 이용도가 높아 시설이 오히려 부족할 정도”라며 “가구 당 2만~2만5,000원 가량의 시설 및 서비스 이용료를 내고 있다”고 말했다. ◇건설사들, 소프트웨어 개발 한창= 최근에는 건설사들이 단지 내 시설을 마련해 주는 것에서 한발 더 나아가 생활문화 프로그램 및 서비스까지 제공하는 추세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최근 대구 달성 래미안을 분양하면서 각종 서비스도 포함시켰다. 교육, 건강, 보육 등의 각종 커뮤니티 시설과 그에 따른 서비스까지 제공하는 ‘생활문화 프로그램’을 적용한다. 원활한 이용을 위해 일정 자격을 갖춘 ‘생활관리사’가 파견된다. GS건설은 부산 연지자이를 분양하면서 단지 내 영어교실을 만들어 주기로 했다. 입주민 자녀를 대상으로 원주민 강사가 강의하는 영어 교실은 입주 후 2년간 무료로 운영된다. 현대산업개발은 노인들을 위한 편의시설 및 서비스를 제공하는 ‘실버룸’ 을 구상중이다. 이곳에서는 종합병원과 연계해 진료도 해주고, 치매예방 프로그램, 판소리, 사물놀이 등과 같은 노인대상 강좌도 제공해주게 된다. 조만간 실버룸과 같이 노인들을 위한 커뮤니티 시설이 포함된 아파트를 분양할 것이라는 게 현산측 관계자의 설명이다. 영조주택은 고급 빌라인 용인 죽전 웰리드를 분양하면서 각종 서비스 및 커뮤니티 프로그램 등도 포함시켰다. 이 회사는 입주민을 대상으로 외부 전문가와 연계해 세무상담, 재테크 강좌 등을 제공하고 단지 내 동호회 지원 서비스도 제공할 방침이다. 이밖에 GS건설은 입주자간 인적 네크워크 구성을 위한 프로그램을 마련할 예정이다. 각 단지에서 자생적으로 발생한 입주자 동호회 모임을 서로 연계해주고 공동으로 행사를 진행할 수 있도록 지원해주는 방안을 마련중이다. 삼성건설 상품기획팀 김승민 부장은 “건설사들이 아파트를 분양하고 현관문 열쇠를 입주자에게 넘겨주는 것으로 임무가 끝나는 시대는 지났다”며 “좀더 발전된 커뮤니티 서비스 개발을 위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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