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핵ㆍ폐렴 등의 발병요인이 되는 단백질 효소의 구조를 국내 연구진이 세계 최초로 규명, 관련 항생제 개발 가능성이 크게 앞당겨졌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은 의과학센터 김은경 박사 연구팀이 단백질 효소 FabK의 3차원 구조를 규명, 최근 한 벤처기업과 기술이전 협정을 체결했다고 31일 밝혔다. FabK 효소는 결핵균과 폐렴균의 생존에 반드시 필요한 단백질 효소로 이를 억제할 경우 항생ㆍ항균 효과가 있다. 현재 결핵 치료제로 사용되고 있는 아이소니아지드나 비누ㆍ세제ㆍ치약 등 다양한 제품에 범용적으로 사용되고 있는 트리클로산도 이 효소를 억제하는 약이다. 연구팀이 이번에 밝혀낸 3차원 구조 정보는 표적 단백질에 대한 정보를 원자 수준에서 제공해 신약 발굴 시간을 크게 단축할 뿐 아니라 부작용 없는 저해(억제)제의 개발도 가능하게 한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연구팀은 X선을 이용해 이 단백질의 3차원 구조를 세계 최초로 규명하고 FabK 단백질을 대량 생산해 단백질 결정을 만드는 방법을 개발했다. 김은경 박사는 “오는 2010년에는 전체 항생제 시장의 규모가 총 310억달러에 육박할 것으로 추정되지만 현재 사용되는 대부분의 항생제에서 내성이 보고되고 있어 신규 항생제 개발이 시급한 현실”이라며 “이번 연구가 신개념 항생제 개발에 큰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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