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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 신호음 '착각' 이유는?

소리 듣고 뛰어가보면 반대편 열차<br>"맞은편 소리울림이 더 큰 현상때문"


평소 지하철로 출퇴근하는 회사원 임모(28)씨에게는 풀리지 않는 의문이 하나 있다. 지하철 승강장으로 내려가다 열차가 들어오는 소리를 듣고 뛰어가면 열차는 대부분 맞은편에서 들어오는 경우가 많다. '띠리리' 울리는 열차 진입 신호음이 가깝게 들려서 뛰어가면 여지없이 반대편으로 열차가 들어온다. 지하철을 이용하다 보면 이처럼 맥이 풀리는 경험을 한 번쯤 하게 된다. 분명 내 쪽에 열차가 들어오는 줄 알고 뛰었는데 왜 열차는 맞은편에서 들어오는 걸까. 배명진 숭실대 소리공학연구소장은 "도플러 효과와 소리 울림 효과, 그리고 청각 특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라며 "지하철이 맞은편에서 들어오는 데는 머피의 법칙이 아닌 과학의 법칙이 숨어 있다"고 설명했다. 도플러 효과란 소리가 발생하는 물체(파원)에 상대속도를 느끼는 관측자에 따라 소리의 주파수(진동수)가 다르게 나타나는 효과로 파원과 관측자 사이의 거리가 좁아질 때 관측자에게 소리가 크게 들리게 된다. 배 교수는 "열차가 내 쪽으로 가까이 오면 도플러 효과로 소리가 높은 음으로 들려 긴장감을 유발한다"면서 "청각의 특성상 소리가 높아지면 잘 들리게 된다"고 말했다. 특히 반대편 열차는 내 편으로 진입하는 열차보다 관측자와의 공간이 넓어 소리가 울려 퍼지지기 때문에 더 큰 소리를 낸다고 배 교수는 설명했다. 열차 진입 신호음이 같은 크기라도 유독 반대쪽에서 더 크게 들리는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배 교수는 "내 쪽의 신호음 소리는 벽에 반사돼 반대쪽으로 건너가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작게 들리고 맞은편에서는 역 전체의 통울림 소리로 들려 클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개인의 심리적인 영향 때문에 맞은편에서 오는 열차를 오래 기억하는 것일 뿐이라는 해석도 있다. 황상민 연세대 심리학과 교수는 "열차 소리를 들으면 사람들은 열차를 탈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하게 된다"면서 "내 편에서 열차가 들어오면 당연한 것으로 쉽게 잊는 반면 반대편에서 들어오면 기대하지 않은 상황이 발생한 것으로 오래 기억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황 교수는 "보통 올림픽에서 2등을 한 사람이 3등을 한 사람보다 심리적으로 더 불안감을 느끼는 것도 같은 이유"라고 덧붙였다. 즉 기대 수준은 높으나 그것이 충족되지 못할 때 더 강하게 기억에 남는다는 것이다. 이유야 어디에 있든 열차 진입 신호음의 차이를 구별해 미리 알아 두는 것이 열차 이용에 더 유익하다. 보통 열차 신호음은 '연결음(띠리리)'과 '끊긴음(띵띵띵)'으로 구분돼 있는데 지하철 1~8호선은 한강 이북 방향이 상행선으로 연결음을, 한강 이남 방향은 하행선으로 끊긴음 을 사용하고 있다. 2호선은 시계방향으로 순환하는 내선에서 '연결음'을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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