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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홀 알에 갇힌 분양원가 공개

박현욱기자 <부동산부> hwpark@sed.co.kr

[기자의 눈] 홀 알에 갇힌 분양원가 공개 박현욱기자 hwpark@sed.co.kr 박현욱기자 옛 속담에 ‘홀 알에서 병아리 나랴’라는 말이 있다. 홀 알은 수정되지 않는 무정란을 일컫는 말로 결국 일이 성사되기 위한 조건이 마련되지 않으면 그 일을 기대할 수 없다는 뜻이다. 최근 분양원가 공개를 둘러싼 마찰 역시 이 범주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연초 건설교통부는 대통령 업무 보고를 통해 지난 3월 말까지 택지공급 가격을 공개하겠다고 했다. 지난 17대 총선을 앞두고 열린우리당은 택지공급 가격과 분양원가 공개를 핵심 공약으로 내세웠다. 특히 열린우리당은 1일 홍재형 정책위의장이 분양원가 공개 백지화를 언급했다가 여론의 거센 비난을 받자 이를 번복하기도 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터져 나온 노무현 대통령의 분양원가 공개 반대 소신론은 혼선의 강도를 더욱 높이고 있다. 일부에서는 “분양원가 공개 여부 문제를 풀어야 할 당사자인 정부와 여당이 해법에 근접하는 노력을 보이기보다 오히려 찬성ㆍ반대 측의 대립각만 더 키우고 있는 꼴”이라는 지적도 하고 있다. 분양원가 공개를 통해 분양가 급등을 막고 부동산시장의 안정을 꾀해야 한다는 야당과 시민단체의 주장은 상당한 설득력을 갖는다. 반면 물건과 서비스의 가격은 원가가 아니라 팔릴 만한 수준에서 결정돼야 한다는 건설업계의 주장 역시 시장경제의 틀에서 보면 궤변으로 치부할 수 없는 부분이다. 특히 부동산시장이 급속히 냉각될 경우 거시 경제 전체에 부담이 될 것이라는 건설교통부 등 정부의 시각 역시 이해할 만하다. 그러나 문제는 정부나 여당이 사전에 이 같은 사실을 몰랐느냐 하는 것. 충분히 알고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표가 필요한 선거 시점에서는 분양원가 공개를 약속했다가 경제 위기론이 나올 정도로 상황이 어려워지자 이를 번복해야 하는 상황에 처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많다. 야당도 마찬가지다. 선거 전에는 이에 대해 충분히 목소리를 내지 않다가 여권이 코너에 몰리자 더욱 강도 높게 분양원가 공개를 외치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받고 있다. 분양원가 공개는 성장과 분배 논란의 축소판이라고 할 만큼 모든 국민의 관심대상이 됐다. 그러나 현재 분양원가 공개를 둘러싸고 찬반 양측은 병아리로 태어날 수 없는 ‘홀알’ 안에서 대립하고 있다. 이를 유정란으로 바꿀 수 있는 것은 어느 특정 세력의 몫이 아니다. 소비자ㆍ시민단체ㆍ건설업계, 그리고 정치권을 포함해 모든 주체들이 상대방의 주장을 일축하기보다는 가장 생산성 있는 결론의 도출을 위해 노력해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상대방에 대한 신뢰가 전제돼야 한다. 입력시간 : 2004-06-10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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