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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무디스와 기자실

“5년 동안 움직이지 않던 무디스, 이번에는 움직여주겠죠.” 세계 3대 신용평가사 중 하나인 무디스(Moody’s)가 조만간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을 올려주기를 애타게 바라는 한 재정경제부 관계자의 말이다. 당초 예정대로라면 5월 초 무디스의 결정이 나와도 신통치 않을 판에 아직까지 감감무소식이라는 설명이다. 우리 정부가 무디스의 결정에 속을 끓이는 이유는 무엇일까.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타결, 동해선ㆍ경의선 개통 등 이른바 신용등급 상향을 위한 제반 여건들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여기에 정부는 이미 지난 2월 무디스에, 3월에는 피치에 이른바 ‘등업’ 요청까지 한 상태다. 이 중 오히려 한달 늦게 요청한 피치사가 15일 우리나라의 신용등급을 현행대로 유지한다는 결정을 통보했다. 이어 한주 후인 22일에는 일본의 신용평가회사인 R&I도 한국의 국가신용등급 전망을 ‘A+ 긍정적’으로 한 단계 올렸다. 유독 무디스만 얄미울 만큼 묵묵부답으로 결정을 지연하고 있는 것. 정부 관계자들에 따르면 무디스가 매긴 한국의 신용등급은 현재 ‘A3’. 이는 스탠더드앤푸어스(S&P)의 ‘A’나 피치의 ‘A+’보다 한두 단계씩 저평가된 수준이다. 무엇보다 무디스 등급은 2002년 3월 이후 지금까지 단 한 차례도 바뀌지 않았다. 물론 북핵 문제 등 한반도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저평가의 주된 요인이라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하지만 유독 한국에 타 신용평가기관보다 보수적으로 접근하는 무디스의 태도는 적잖이 균형감을 상실했다는 느낌을 들게 한다. 그러나 지난 5년간 끊임없이 변화해온 한국 경제의 체질 개선이 무디스 등급에 반영되지 않았다는 사실은 곧 정부의 홍보 실패를 뜻한다. 지금이라도 정부가 보다 적극적으로 우리 경제의 긍정적 여건들을 외부에 홍보해야 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조만간 신용등급 상승이라는 낭보가 날아왔으면 하는 것이 기자 개인만의 간절한 희망사항은 아닐 것이다. 아울러 ‘독한’ 무디스를 통해 홍보의 중요성을 뼈저리게 깨닫고 있을 참여정부가 최근 결정한 ‘기자실 폐쇄’ 조치 역시 다시 제자리를 찾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내부에서 눈과 귀를 틀어막는 정부가 세계를 무대로 제대로 된 홍보를 할 리는 만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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