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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10월 28일] 녹색수출산업을 키우려면

지난 9월 초 필자가 국내 풍력발전 부품업체 20여개사와 함께 덴마크 제2의 도시 오르후스(Aarhus)에 있는 베스타스(Vestas)사의 연구개발(R&D) 센터를 찾았을 때의 감회가 새롭다. 세계 제1의 풍력발전업체가 우리 기업들을 만나기 위해 핵심기술을 개발하는 심장부를 상담장으로 개방했다는 것 자체가 예삿일이 아니었다. 이틀 동안 진행된 상담회 내내 과연 우리가 베스타스의 문턱을 넘어설 수 있을까 노심초사했는데 결과는 대만족이었다. 한센(Hansen) 사장이 상담결과가 아주 만족스럽다는 반응과 함께 "적어도 5개사와는 조달 가능성을 확신한다"고 언급했기 때문이다. 지난 1년간 녹색산업의 해외진출을 위해 투입한 노력과 열정이 결코 헛되지 않았음을 확인하는 순간이었다. IT역량과 결합해 시너지효과를 정부의 저탄소 녹색성장 정책이 구체화되고 우리 기업들의 관심과 참여 열기가 높아지면서 녹색산업의 해외진출이 질과 양 측면에서 모두 활기를 띠고 있다. 우선 질적인 측면에서 우리 기업들은 풍력발전 부품 등 원ㆍ부자재를 공급하는 초기 수준에서 벗어나 이제는 해외에서 독자적으로 태양광이나 수력발전소 건설까지 주도하는 사례를 만들어내고 있다. 해외 신재생에너지 사업투자를 통해 청정개발체제(CDM)에 따른 탄소배출권(CER) 확보에 나서는 기업들이 늘고 있는 점도 향후 우리의 녹색산업 해외진출에 긍정적인 변화다. 다음으로는 수출과 투자실적의 양적 개선을 들 수 있다. 올해 태양광 분야가 전체 신재생에너지 투자의 85% 이상을 주도하면서 녹색산업 분야 국내투자는 지난해보다 72% 이상 확대되고 있다. 녹색분야 수출도 지난해보다 83% 이상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지난해 KOTRA의 그린통상지원단을 이끌어오면서 이 같은 우리 녹색산업의 변화상을 현장에서 직접 목격한 필자는 녹색산업ㆍ그린통상 분야야말로 우리의 신성장동력이라는 점에 확신을 갖게 됐다. 비록 아직은 초기단계지만 머지 않아 우리의 녹색산업이 세계 시장에서 진가를 발휘할 날이 오게 되리라 굳게 믿고 있다. 우리의 제조기술 기반, 특히 세계가 인정하는 정보기술(IT) 역량이 그린산업과 결합할 경우 큰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게 된다는 점이 그 배경이다. 열병합발전ㆍ풍력발전ㆍ바이오매스ㆍ스마트그리드 등 대부분의 신재생에너지 프로젝트에 IT가 핵심역량으로 자리 잡으면서 우리의 글로벌 녹색산업 역량을 크게 높여주는 지렛대 역할을 해줄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우리의 녹색기술이 선진국에 비해 아직 50∼85% 수준에 머물러 있는 상황에서 수출보다는 국내 기술수준을 높이는 데 우선순위를 둬야 한다는 논의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필자는 이러한 생각에 동의하지 않는다. 우리 기술을 필요로 하는 해외시장을 염두에 두지 않고 진행하는 기술개발이 우리의 기술 수준을 경쟁자에 오히려 뒤처지게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R&D를 통한 기술적 진보는 당연히 필요한 것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기술개발과 수출을 순차적으로 추진해야 할 별개의 사안으로 취급하는 것은 효과적이지 않다고 생각한다. 초기부터 해외진출 겨냥해야 또한 앞서 우리 풍력발전 기업들이 베스타스에 부품 납품을 추진하는 사례를 소개했지만 결코 부품수출에 만족해서는 안 된다. 부품수출 과정에서 축적한 역량을 바탕으로 우리도 선진국처럼 완제품 프로젝트를 들고 해외로 진출하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 지구촌 전체가 기후변화 대응책 마련을 서두르고 있는 지금, 초기단계부터 해외진출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접근하는 것이 경쟁력 있고 세계 시장에서 통하는 우리의 녹색 수출산업을 키우는 첩경이 아닐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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