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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사·벤처인 가담 철저 역할분담
입력2000-12-10 00:00:00
수정
2000.12.10 00:00:00
목사·벤처인 가담 철저 역할분담
[어떤 수법 썼나] 비밀공장서 컴퓨터로 제작
10일 검찰이 적발, 발표한 채권 위조ㆍ유통사범들은 경주에 비밀인쇄 공장을 차려 놓고 단속에 대비해 제작책, 유통책, 판매책까지 두는 등 철저한 점조직으로 운영되어 왔다. 특히 이들 사범들 중에는 목사와 벤처기업인 등이 포함 되어있는 등 지능 범죄로 알려져 충격을 더해주고 있다.
검찰에 따르면 위조자금 2억원을 제공한 윤모(57)씨는 강서구 소재 교회 담임목사이자 모 신학교 부학장으로 개척교회 설립자금 마련을 위해 이번 사건에 가담한 것으로 밝혀졌다.
또 위조기계 설계 및 제작을 주도한 주범 최모(44)씨는 출판ㆍ육아교육 사업을 하다가 20억 상당의 부도를 내고 재기를 위해 인쇄업자 배모(48), 광고기획업자 이모(36)씨를 끌어들여 함께 범행을 저질렀다.
검찰 수사결과 이들은 최근 들어 경제위기로 벤처기업가들이 자금난을 겪게 되자 이들과 담합, 위조채권을 담보물 등으로 시중에 대량유통 시키고 거액을 챙기려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실제로 인터넷 무료전화인 터치폰 개발업체 ㈜한국미디어통신 대표 최모(수배중ㆍ38)씨는 지난 10월 초 명동 사채시장을 통해 54억원어치의 위조 산업금융채권(2000년 4월물, 이율 8.43%, 5년 복리채)을 유통시키려다 검찰이 수사에 착수하자 곧바로 잠적했다.
◇위조 및 유통ㆍ판매수법=이들은 인쇄업자와 광고기획자를 끌어들여 ▦컴퓨터와 스캐너를 이용해 산업금융채권 문양을 정교하게 제작한 다음 ▦제작된 필름을 이용해 오프셋(off-set)인쇄방식을 이용해 1차 가공하고 ▦1차 가공 된 채권 용지에 문자 및 인영(도장표시), 채권번호 등을 새겨 육안으로 식별하기 어려울 정도로 치밀하게 만들었다.
판매책인 양모(44ㆍ수배중)씨는 "전문 절도단이 부유층으로부터 홈쳐 소지하고 있는 채권으로 이를 일부 팔아 현금화 하려한다"며 "피해자들이 신분이 밝혀지는 것을 꺼려, 절대 안전하다"고 채권 구입자들을 속이고 사채업자 등에게 5,000만원을 편취하는 등의 방법을 사용해 왔다.
또 마약 밀매단 처럼 위조책, 판매책, 알선책으로 철저히 역할을 분담해 철저한 점조직으로 운영하다 일부가 검거되면 즉시 연락을 끊고 잠적하는 수법을 사용했다.
◇문제점 및 위조 식별방법=현재 연간 시중에 유통되는 산업은행채권은 11조원 정도이다.
이중 계좌에 의한 거래가 95%를 차지하지만 실물거래 되는 규모도 만만치 않은 셈이다.
따라서 경영사정이 어려운 기업가 등이 이들 위조 채권을 이용, 담보로 잡고 자금 융통 후 다시 회수하는 방법을 쓰는 수요가 있어 이를 악용, 위조채권 사범이 끊이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또 이번 위조채권은 채권 속에 음영글자 등 '위조방지장치'가 모두 갖추어져 있어 전문가가 아니면 식별이 곤란할 정도로 정교한 것으로 드러났다.
따라서 검찰은 거래시 한국산업은행 자금기획부(02-398-6197)나 전국 영업점에 채권번호를 확인하고(이 방법도 실제 발행 채권과 똑 같은 번호, 발행조건이 기재된 '쌍둥이 위조채권'은 위조 확인이 불가능 함) 실제로 실물을 확인하는 등의 절차를 거치는 것이 안전하다고 밝혔다.
김정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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