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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림1동 재래시장 상인대학 피곤도 잊고 강의 경청

"무너진 상권 되살리자""남의 탓·패배의식부터 버려야"<br>강사 충고에 연신 고개 끄덕여 "젊은층 공략방법 좀…" 주문도

지난 69년 생겨난 서울의 대표적인 재래시장 신림1동 시장에 올해 처음 상인대학이 문을 열었다. 7일 상인대학에 참여한 40여명의 상인들이 진지한 표정으로 강의를 듣고 있다. /관악구청 제공

“평발이라는 약점이 있었던 박지성도 세계적인 축구선수가 됐습니다. 신림1동 시장도 열악한 조건이지만 충분히 대형 마트에 맞설 수 있습니다.” 서울 관악구 신림1동 시장. 40여년 전 도림천에 모인 상인들이 주축이 돼 만들어져 현재 121개 점포가 옹기종기 모여 있는 이 오래된 재래시장에 때아닌 ‘개혁’ 바람이 불고 있다. 진원지는 이 시장 ‘싱싱수산’ 지하에 마련된 상인대학. 재래시장 활성화 지원 차원에서 중소기업청 시장경영지원센터, 관악구가 지원하고 이 지역 상인회의 자발적인 노력 끝에 올해 서울 지역에서 첫 개강한 이 상인대학에서는 지난 7일 오후 40여명의 상인들이 빽빽이 모여 ‘대형 마트에 맞서는 재래시장 상인들의 자세’를 배우고 있었다. 지난달 31일 개강한 이 상인대학은 오는 11월30일까지 주 2회씩 교육을 실시하며 앞으로 판매, 고객관리 기법 등을 가르치고 상점 하나하나를 대상으로 사후관리도 해줄 예정이다. 지난해 목포 수산시장에서 처음 시작된 상인대학은 올해 전국 43개 재래시장에 들어서며 서울 지역에서는 우림시장, 자양동 골목시장, 중곡동 제1골목시장 등에서 곧 문을 열게 된다. 이날 강의를 맡은 박광근 에듀멘컨설팅㈜ 원장은 “남의 탓, 패배의식, 이기주의, ‘친절이 밥 주나’라는 안이한 생각이 장사를 잘 못하는 상인들의 습관”이라며 “재래시장 상인들도 이제는 자기 고집만 피우고 안된다는 생각부터 할 게 아니라 대형 마트의 마케팅 기법도 따라 해보고 시장 홍보에도 함께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강의를 들으며 그동안 재래시장 상인이라는 ‘패배의식’에 알게 모르게 젖어 있던 상인들도 졸린 눈을 뜨고 연신 고개를 끄덕이며 뜨거운 반응을 보였다. 이 시장 ‘떡수레’ 떡집을 운영하는 권중래(39)씨는 “1년 남짓 장사를 하며 상대적으로 거친 재래시장 손님들을 대하다 보니 나 역시 맞서 거칠어진 적이 많았다”며 “그럴 때 더 친절했어야 했는데 강의를 듣다 보니 후회가 된다”고 말했다. 권씨는 앞으로는 상인대학에서 배운 대로 친절서비스를 실천함과 동시에 떡을 고급화하고 진열방법도 다양하게 바꿔볼 계획이다. 현재 신림1동 재래시장의 경우 주택가를 끼고 자리해 대형 마트의 위협을 크게 받고 있지 않으나 곧 신림4거리에 들어설 대규모 주상복합단지들에 대형 마트가 설립될 가능성도 많은 상황. 이에 대해 이 시장 진병호 상인 번영회장은 “상인대학 교육을 통해 이 시장 상인들의 10%라도 힘들다는 고정관념을 버리고 의식 개혁을 할 수 있다면 시장을 살릴 수 있는 바람이 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이 시장에서 ‘란제리 하우스’를 운영하는 김기수(56)씨는 “재래시장을 잘 찾지 않는 젊은 층을 공략할 수 있는 상술도 좀 가르쳐줬으면 좋겠다”고 주문하기도 했다. 현재 전국의 재래시장은 1,660여개. 경영악화로 매년 40여개의 시장이 문을 닫고 있지만 일부 재래시장에서 불고 있는 이 같은 변화의 바람이 재래시장을 살려낼 불씨가 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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