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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황장엽씨 타살 가능성은 없어"

좌욕 하러 목욕탕 들어갔다가 사망… 부검해봐야 정확한 사인 알수있을듯<br>김정일 후계구도 정립 주도적 역할… 97년 南망명후 北체제 비판 앞장


지난 1997년 한국으로 망명한 '주체사상의 대부' 황장엽(87) 전 북한 노동당 비서가 10일 오전 9시30분께 서울 강남구 논현1동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그간 황 씨가 북한으로부터 피습 위험에 노출돼 있었고 이날이 공교롭게도 북한 노동당 창건일이라는 점에서 타살가능성도 거론됐지만 경찰은 "최고 수준의 경호 체제가 구축돼 있고 외부의 침입 흔적이 전혀 없다"면서 자연사 혹은 돌연사 한 것으로 잠정 결론을 내렸다. 실제 건물 내부에서는 각종 화기(火器)로 중무장한 20여명의 보안 요원이 돌아가며 황씨를 밀착경호하고 있으며, 외부에서 황씨가 보일 수 있는 창문은 방탄유리로 설치했다. 황씨는 2층에서 잠을 자는데 취침할 때 보안 요원 1명이 같은 층에서 비상대기를 하며, 1층에서는 나머지 요원이 CCTV와 침입 센서 관제를 책임진다. 경찰과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좌욕을 하러 화장실에 들어간 황씨가 오랫동안 나오지 않아 보안요원이 들어가 보니 황씨가 숨져 있었다는 전언이다. 정부의 한 관계자도 "황씨가 매일 오전 5~7시에 좌욕을 해왔다"며 "사인은 현재 심장마비로 추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정확한 사인 파악을 위해 부검을 할 계획이다. 황씨의 시신은 현재 경찰병원으로 옮겨진 상태다. ◇정부, "갑작스러운 사망에 놀랍다"= 황 씨가 타살 가능성이 없다는 경찰의 잠정 결론에 정부의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황 전 비서가 혹시라도 타살됐다면 그 파장은 예측불허의 상황으로 전개될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의 한 당국자는 "1년 전쯤에 강연하는 것을 들었는데, 귀가 안 좋긴 했지만 총명함을 느꼈다"며 "사망원인이 자연사라고 한다면 남북관계나 한반도 정세 등에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도 그의 갑작스러운 사망 소식에는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북한에서 남측으로 망명한 인사 가운데 최고위급 인사고, 최근까지 대외활동을 해왔다는 점에서 황 전 비서의 사망에 더욱 놀라는 모습을 보였다. 정부의 또 다른 당국자는 "황 전 비서는 남측으로 망명한 북한의 최고위급 인사로서 북한의 생생한 현실을 증언하고, 망명 이후 북한의 변화와 통일방안에 대해 나름대로 노력했다는 점에서 평가를 받을 만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황 전 비서는 한반도 분단의 비극을 상징할 수 있는 인물"이라며 "이런 점에서 망명 이후 인간적으로 얼마나 힘들었을까 하는 측은한 마음이 든다"고 덧붙였다. ◇황장엽은 어떤 사람= 황 씨는 북한 최고인민회의 의장과 당 국제담당 비서 등을 맡았던 인물이다. 1923년 함경북도에서 태어난 황 씨는 김일성 종합대학을 거쳐 1949년 모스크바종합대학에서 마르크스-레인주의 철학을 공부했고, 1954년 김일성종합대학 교수로 재직하다 김일성 사상을 주체사상으로 집대성 해 '주체사상의 대부'로 불린다. 1970년 당중앙위원, 1980년 당비서, 1984년 조국평화통일위원회 부위원장, 1987년 사회과학자협회 위원장 등을 역임했다. 그는 '김정일 백두산 출생설'을 퍼뜨리는 등 김정일 후계구도 정립 과정에도 주도적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1997년 2월 김덕홍 전 북한 여광무역 사장과 함께 베이징 주재 한국총영사관에 망명을 신청한 뒤 필리핀을 거쳐 서울에 도착했다. 남측으로 망명한 북측 인사 가운데 최고위급 인사다. 한국으로 망명한 이후 줄곧 북한에 직설적인 쓴 소리를 던지며 체제문제를 건드려 북한으로서는 눈엣가시 같은 존재였다. 이에 따라 살해위협도 자주 받았는데, 2006년 12월에는 빨간 물감이 뿌려진 자신의 사진, 손도끼와 협박편지가 든 우편물이 그의 앞으로 배달되기도 했다. 또 지난 4월에는 황씨를 살해하라는 지령을 받고 북한에서 남파된 북한 인민무력부 정찰총국 소속 간첩 2명이 체포돼 구속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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