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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주 조기 양막파수로 입원한 산모는 모레쯤 분만해야 할 것 같습니다. 아이 예상체중이 1㎏ 전후로 발육지연도 동반돼 있는데 괜찮을까요?” “지난주 입원한 세 쌍둥이 산모는 조기진통이 잘 조절되고 있어 태아 폐 성숙을 위한 스테로이드 투여가 끝나는 다음주 중 분만을 고려하겠습니다.” 임신부의 상태를 놓고 숨가뿐 대화를 나누는 이들의 눈빛이 진지하다. 이들은 가천의과대학교 길병원 여성전문센터(인천 남동구 구월동) 내의 ‘주산기(임신 28주~분만 후 7일 이내) 컨퍼런스’에 참여한 의료진ㆍ전문간호사ㆍ실습학생 등이다. 매주 목요일 오후 5시부터 여성전문센터에서 열리는 주산기 컨퍼런스는 어느덧 70회를 넘어서며 센터 내 대표적인 학술모임으로 자리잡았다. 여기서 매주 다루는 증례들은 국내외 학술지에 게재되는 등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길병원 여성전문센터는 지난 1994년 국내 최초로 여성질환만을 전문 치료하는 ‘여성클리닉’으로 출발, 2005년 ‘여성건강 토털 의료서비스 제공’을 캐치프레이즈로 내걸며 이름을 바꿔 확장 오픈했다. 산부인과 개원의사로 출발해 길병원을 설립한 이길녀 가천길재단 이사장의 여성건강 중시 철학과 마케팅 노하우가 반영된 것이다. 지상 8층 규모의 독립건물에 들어선 센터 1ㆍ2층에는 여러 부인과 질환을 치료하는 클리닉이 운영되며, 3층은 분만실과 수술실, 5층은 신생아실과 중환자실, 6~8층은 입원병동이 있어 환자의 동선을 최소화했다. 여성전문센터는 임신 중 일어날 수 있는 모든 질환을 진료하는 주산기클리닉을 비롯해 불임클리닉, 부인과 내시경클리닉, 부인비뇨클리닉, 갱년기클리닉, 부인종양클리닉, 유방클리닉 등 7개 전문치료과와 여성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웰빙클리닉 등 총 8개 전문분야로 나눠 체계적인 치료를 하고 있다. 주산기클리닉은 산과ㆍ신생아과의 정기모임을 통해 고위험 산모와 태아 상태 정보공유를 바탕으로 수량이 적어 사용이 제한될 수 있는 인큐베이터ㆍ인공호흡기 수요를 적절히 조절하고 있다. 특히 불임클리닉은 남성요인에 의한 불임치료 분야의 국내 권위자인 박종민 교수를 초빙해 정자직접주입술 등 각종 최신치료법을 시행하고 있다. 부인종양클리닉은 입소문이 나면서 연간 600여 명 이상의 여성들이 찾고 있으며 경인지역은 물론 타지역에서 오는 환자들이 점차 늘고 있다. 최근 여성 자궁경부암을 조기 발견할 수 있는 최신 장비 ‘자궁경부질 확대경’을 도입해 진단의 정확성을 높이고 있으며, 심한 생리통과 과다 월경을 유발하는 자궁 내 혹을 고주파로 녹여버리는 최신 수술법 ‘고주파 근종융해술’ 실시로 치료 효과를 높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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