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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사설] '엄한 시어머니' 영란은행

파이낸셜타임스 9월6일자

[세계의 사설] '엄한 시어머니' 영란은행 파이낸셜타임스 9월6일자 이웃국가들이 글로벌 유동성 경색을 해결하기 위해 나설 때 홀로 부동자세를 유지하는데는 어느 정도의 용기가 필요하다. 영란은행(BOE)은 지금까지 유동성을 투입하지 않고도 미국발 신용경색이 불러온 금융시장의 패닉을 잘 감당해 내왔다. 하지만 이제 BOE는 시장안정을 위해 조금 움직일 필요가 있다. 민간은행들이 다음달 지급준비금 예상금액을 기존보다 6% 상향 전망하자 BOE는 5일 자금수혈을 하겠다고 밝혔다. 따라서 BOE는 곧 11억유로의 긴급자금을 투입할 가능성이 있다. 이번 유동성 투입은 다음주까지 최대 44억유로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BOE는 3개월물 리보금리(런던은행 간 금리)와 같은 장기대출금리가 현재 10년 만에 최고치를 넘어섰음에도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리보금리의 상승은 신용리스크에 대한 프리미엄이 높아진다는 것을 의미할 뿐 중앙은행의 유동성과는 관련이 없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BOE는 부분적인 책임을 유럽중앙은행(ECB)의 직접적인 개입으로 돌리고 있다. BOE가 중앙은행의 주요 역할인 통화정책 관리에 충실했다는 사실은 갈채를 받기 충분하다. ECB가 자금시장에 적극적으로 개입함으로써 시장불신을 오히려 키웠다는 지적을 받았지만 BOE는 구제책에서 한발 물러서서 그런 논란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하지만 BOE가 뭉칫돈을 쓰지 않고도 할 수 있는 부분은 분명 있다. BOE는 다음 기준금리 결정 때까지 만기된 시장금리에 최소한의 변동성을 부여한다는 방침이다. BOE는 따라서 1개월이나 하루 만기와 같은 단기대출관리에 주력하면서 중앙은행으로서의 불신을 잠재우는 한편 모럴 해저드(도덕적 해이) 의혹도 비껴갈 수 있다. 아울러 BOE가 고민해야할 문제는 대기성 여신을 익명에 부치는 것이다. 이는 대출 대상자에 대한 끊임없는 의구심을 낳았다. 이번 금융시장 위기가 지나고 나면 이 규정은 재검토돼야 한다. 중앙은행이 가만 있는다고 시장이 불평을 쏟아내는 것은 시장이 중앙은행에 대해 행사할 수 있는 특권이다. 하지만 부실을 겪는 은행이 늘어날수록 이 불만은 더욱 커질 것이다. 중앙은행뿐 아니라 시장도 이러한 불신을 제거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입력시간 : 2007/09/06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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