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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2000] 부동산시장의 새 패러다임

오전 10시. 집과 회사, 거래처와 연결된 WAN(WIDE_AREA_NETWORK)를 통해 각종 서류를 검토하던 김씨는 문득 아이들이 궁금해졌다. 컴퓨터 키를 입력하니 음성 집의 홈오토메이션(HA)과 연결돼 집안팎의 모습이 화면에 선명하게 나타난다. 눈싸움을 하느라 정신없는 아이들과, 집안에서 회사 업무와 씨름하는 아내의 모습을 잠시 바라보다 다시 일에 몰두한다.아직 미혼인 한직주(韓職住)씨는 김씨와 전혀 다른 생활 속에 묻혀 산다. 컴퓨터 그래픽 디자이너인 그가 아침 집을 나서 사무실까지 도착하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정확히 1초. 강남 오피스텔에 사는 그는 침실 문을 열고 나서면 곧장 사무실이다. 새로운 밀레니엄은 주거문화에 대한 패러다임에도 큰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주택공급률이 100%에 육박하면서 집에 대한 근본적인 관념의 틀이 바뀔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주택저당채권(MBS), 부동산투자신탁(REITS) 등 각종 제도 의 정착, 정보통신기술의 발달은 주택에 대한 개념은 물론 부동산 투자의 틀까지 바꿔 놓을 전망이다. LG경제연구원의 김성식(金聖植) 연구위원은 최근 그의 저서에서 『2005년에는 주택보급률이 100%를 넘어서게 된다』며 『주택신화는 끝났다』고 단언했다. 그는 또 부동산에도 간접투자 바람이 불것으로 예상하면서 부동산에 대한 패러다임의 변화를 강조했다. ◇직주근접·환경친화형 주택 수요가 는다=새천년에는 회사의 최소단위가 「가정」이 된다. 초고속 정보통신망의 보급과 인터넷은 재택근무를 가능하게 해 직장인들을 고단한 출퇴근으로부터 해방시켜 줄 것으로 기대된다. 이에따라 굳이 도심에 근접한 복잡한 아파트 대신 좀더 여유롭게 자연을 즐길 수 있는 외곽지역을 생활의 근거지로 삼으려 하는 추세가 확산될 전망이다. 이와함께 SOHO의 증가는 주거와 업무·생활이 복합된 도심지 주거형태를 보편화시키게 된다. 이같은 직주근접 현상은 결과적으로 도심 공동화(空洞化) 현상을 해소하는 것이기도 하다. ◇부동산의 증권화 촉진된다=주택저당유동화채권(MBS)·부동산투자신탁(REITS)등 부동산 관련 금융이 뿌리를 내리게 되면 수요자들은 주택의 구매뿐 아니라 투자면에서도 다양한 선택을 할 수 있게 된다. 지금까지 부동산 투자에는 적게는 수천만원, 많게는 수십·수백억원의 자금이 필요했던게 사실. 하지만 부동산간접투자상품의 활성화는 부동산시장에서도 증권처럼 소액투자를 가능하게 하는 셈이다. 또 금융과 부동산을 혼합한 신종 펀드도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전세제도가 사라진다=주택금융의 활성화는 상대적으로 많은 돈을 보증금으로 묶어두는 전세제도의 퇴조를 가져온다. 굳이 목돈을 보유하고 있지 않더라도 장기저리의 주택금융을 활용해 집을 장만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전세시장을 대체해 월세시장이 형성될 전망이다. ◇청약제도가 폐지된다=청약통장을 통한 주택분양은 주택보급률이 100%을 웃돌면 의미가 없게 된다. 따라서 청약통장제도가 사라지고 시장논리에 따른 주택공급이 자리잡을 것으로 보인다. 청약제도의 근간이 되는 분양가규제는 이미 폐지돼 자동차와 같이 주택도 가격과 상품성에 따라 소비자가 직접 선택하게 된다. 이 경우 「주택분양」이라는 개념은 자연히 사라질 전망이다. ◇후분양제도가 뿌리를 내린다=청약제도 폐지와 거의 비슷한 시기에 선분양제도도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 아파트 수요자들은 아파트 모델하우스만 보고 매입 여부를 결정해야 했다. 만들어지지도 않은 상품을 선매(先賣)해온 셈이다. 그러나 주택보급률이 100%를 넘어서게 되면 집은 더이상 필수재가 아닌 선택재로 바뀐다. 시장 주도권이 공급자에서 수요자로 넘어감을 뜻한다. 이에따라 업체들은 점진적으로 후분양제도를 택할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후분양제가 시행되면 우선 입주때 이미 한물간 마감재 때문에 속상할 일도 없다. 지금까지 분양과 입주시점과의 시차에서 발생하는 각종 문제들, 예컨대 입주지연과 부도로 인한 재산권침해등이 일시에 해결되는 셈이다. ◇사이버거래가 정착된다=2000년대 화두는 인터넷. 부동산시장도 예외는 아니다. 정보의 바다인 인터넷을 통한 부동산 거래는 필연적이다. 부동산매매에 뒤 따르는 세금처리·전입신고등 행정적 절차도 인터넷으로 일괄 처리될 것으로 보여 복잡한 부동산거래는 가전제품 사는 것만큼 간편해 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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