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의 달' 카네이션값 중국산 수입으로 폭락

재배농가 생산비도 못건져어버이 날과 스승의 날을 전후해 1년 생산 물량의 60∼70%가 소비되는 카네이션이 최근 값싼 중국산의 수입으로 가격이 폭락하고 있다.

7일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지난 96년 2만달러 어치에 불과했던 중국산 카네이션수입 물량이 지난해에는 무려 26만5,000달러 어치로 늘어나 국내 카네이션 재배 농가에 큰 타격을 주고 있다.

중국산의 수입으로 20송이 1단의 카네이션 가격이 최근 2,000∼3,000원으로 떨어지면서 국내 재배 농가의 인건비를 제외한 생산비 4,000원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의 경우 중국산 카네이션이 어버이 날을 전후해 127톤이 수입돼 1단에 3,000원 정도에 팔리면서 1단에 7,000원 정도의 가격이 형성된 국산 카네이션은 판로가 완전히 막혔다.

특히 카네이션은 장기간 관상하기 보다 어버이 날과 스승의 날 등 하루용으로 소비되기 때문에 품질이 국산에 비해 떨어지는 중국산에도 소비자들의 거부감이 덜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카네이션 재배면적은 150㏊로 연간 6,000톤이 생산되고 있으나 중국산이 수입되기 시작하면서 전업을 꾀하는 농가들도 늘어나고 있다.

경기도 화성시 향남면에서 1,000여평에 카네이션을 재배하고 있는 이모씨는 "중국산이 수입되면서 국산 카네이션 가격은 '풀값'으로 변했다"며 "1년 농사를 5월에 걸고 있는 카네이션 농가 상당수가 폐농 절차를 밟고 있다"고 말했다.

오철수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