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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십자각] 2000년은 '버리는' 해로

광복이후 우리나라는 줄곧 뭔가를 성취하는데 몰두해왔다. 민주주의를 얻기 위해 수많은 피를 흘려야 했고 배고픔에서 벗어나고자 부(富)를 축적하는데 골몰해왔다. 고성장을 지속해온 한국경제는 국제통화기금(IMF)사태를 맞아 한동안 주춤했지만 지난해부터 다시 앞만 보며 열심히 달리고 있다.그동안 정신없이 성취에만 전념하다보니 필요없는 불순물들까지 함께 쌓여있는게 한국의 현실이다. 선진국들이야 수십, 수백년에 걸쳐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치며 불순물을 제거하면서 성장해 왔지만 압축성장을 추진해온 우리로서는 정화(淨化)작업까지 병행할 여유가 없었던 실정이다. 결국 정화장치없는 압축성장과정에서 쌓인 불순물에 발목이 잡혀 IMF사태를 맞게 됐다. 하지만 IMF사태를 겪은 후에도 여전히 우리 사회 곳곳에 불순물은 그대로 쌓여있고 정화작업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종전과 변함없이 「성취」에 큰 가치를 부여하고 있는 상황이다. 2000년을 맞아 잠시 한숨돌리고 뭔가를 이뤄내는 것보다 우리 사회에 불필요한 것을 버리는, 제거하는 작업을 해보자. 정치에서부터 「버리는」 일을 시작하자. 오는 4월 치러질 총선에서 「훌륭한」 인재를 찾지 말자. 똑똑한 사람을 선량(善良)으로 뽑아봤자 별 의미없다. 국회의원 개개인을 놓고보면 휘황찬란한 이력을 자랑하는 데도 정치는 개판아닌가. 반대로 절대로 국회의원이 되어서는 안될 사람을 추려내자. 그래서 꼭 떨어뜨리자. 정치의 수준을 끌어올리는 것보다는 정치판의 밑바닥에 있는 사람들을 제거하는게 손쉬운 일이다. 여당, 야당 가릴 필요조차 없다. 우리 사회에서 가장 낙후된 분야가 정치라는 평가를 받게 만들고 있다고 생각되는 정치인들은 모두 과감하게 버려 정치못지않게 심각한 우리 사회의 문제는 부패다. 2000년은 부패관행을 버리는 해가 되어야 한다. 부패는 관련 당사자에게 조그만 이득을 주면서 국가적인 손실을 불러오는 암(癌)이다. 개개인에게 이득을 포기하길 기대하는 것은 무리다. 결국 개개인에게 조그만 이득을 취하려다 발각되면 더 큰 손실이 있다는 것을 각인시키는 수 밖에 없다. 특히 가장 큰 부패를 저지를 소지가 있는 권력층에 대한 감시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권력층, 사회 지도층에 대한 기대를 그들이 우리 사회를 잘 이끌어가고 훌륭한 일을 해내기를 기대하지 말자. 대신 부패하지 않고 맡은 일을 제멋대로 하지않고 틀리게 하는 일만 없으면 만족하자. 또 각자 한가지씩 잘못된 부분을 찾아내 버리는 한해가 되면 좋겠다. 「대충」, 「남도 하는 일인데 뭐」, 「지금까지 이렇게 해왔잖아」 하는 식의 애매모호한 사고(思考)를 버리고 분명한 기준에 맞춰 일을 해야만 IMF에서 벗어날 수 있다. 고성장에 대한 기대를 잠시 접어두고 고성장을 추구해오던 과정에서 쌓였던 불순물들을 버리자. BOBLEE@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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