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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경제소사/2월17일] <1321> 대선 & 은행

미국이 발칵 뒤집혔다. 3대 대통령을 뽑는 선거인단 투표에서 동점이 나왔기 때문이다. 제퍼슨(Jefferson)과 버(Burr)의 득표 수가 공히 73표. 공교롭게도 두 사람은 같은 당(공화파) 소속이었다. 어떻게 이런 결과가 빚어졌을까. 최다득표자가 대통령, 2위가 부통령이 되는 선거인단 투표에서 선거인 몇 명이 착오로 잘못 투표한 탓이다. 결정권은 하원으로 넘어갔다. 제퍼슨도, 버도 하원의 16표(각 주당 선거권 1표) 중 과반인 9표를 잡기 위해 뛰었다. 첫 투표의 결과는 제퍼슨 8표에 버 6표, 기권 2표로 과반 미달. 무려 35차 투표에 이르기까지 같은 결과가 나왔다. 대권의 향방은 1801년 2월17일 치러진 36차 투표에서야 가려졌다. 10표를 얻은 제퍼슨의 승리. 분패한 버는 부통령직을 받아들이면서도 연방파 소속인 해밀턴 전 재무장관을 향해 이를 갈았다. 제퍼슨을 도왔다고 여겼기 때문이다. 실제로도 그랬다. 해밀턴은 왜 정당이 다른 제퍼슨을 밀었을까. 은행과 관련된 두 가지 이유에서다. 첫째는 재무장관 재임시 수도를 남부에 가까운 지역으로 이전하는 조건으로 제퍼슨 국무장관에게 미합중국은행 설립 동의를 받아낸 경험에 비춰 대화가 가능한 상대로 여겼기 때문이다. 두번째 이유는 버가 설립을 주도한 뉴욕 상수도회사가 사실상의 은행이었다는 점. 허가권을 가진 재무부의 눈을 속인 버의 꼼수에 분개하던 해밀턴에게 하원 투표는 앙갚음의 기회였다. 양자의 악연은 1804년 권총 결투로 이어져 해밀턴은 버가 쏜 총알에 목숨을 잃었다. 대선절차와 규정의 불합리성을 절감한 미국 정치권은 1804년 헌법을 바꿔 정ㆍ부통령 후보가 짝을 이루는 러닝메이트 제도를 도입했다. 미국 선거제도에는 중앙은행 설립과 은행업 진출을 둘러싼 갈등이 녹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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