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여름부터는 '다이어트 약'을 처방전 없이 약국에서 살 수 있게 됐다. 한국에서 '제니칼(Xenical)'이라는 상품명으로 잘 알려진 비만 치료제 '올리스타트(orlistat)'가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일반 의약품 승인을 받았다. 이에 따라 병원에 가서 처방전을 받지 않고도 약국에서 자유롭게 약품을 구입 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FDA는 유럽 최대의 제약업체 글락소스미스클라인의 비만치료제 '알리(Alli)'를 일반 의약품으로 승인하고 '18세 이상 성인'에게만 권장한다는 조건 아래 약국 판매를 허용했다고 7일(현지시간) 밝혔다. 비만 치료제가 일반 의약품으로 승인을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알리'는 지난 99년 비만치료 처방약으로 승인된 올리스타트(용량 120mg)의 절반 용량(60mg)이다. 올리스타트는 지난 99년 처방약으로 시판돼 지금까지 한국을 비롯한 전세계 145개국에서 2,500만명이 사용해 왔다. 글락소는 '알리'가 FDA의 승인을 획득함에 따라 올 여름부터 미국에서 본격적인 판매에 돌입할 계획이다. 가격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하루 용량 기준으로 1~2달러 정도가 될 것으로 알려졌다. 이 약품은 음식을 통해 섭취되는 지방을 25% 감소시키며 특히 이 약품을 복용하고 식이요법과 운동을 병행할 경우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50% 이상의 효과를 볼 수 있다. 실제 FDA는 알리에 대한 임상 시험결과, 운동과 식이요법으로 2.2kg의 살을 뺐던 사람이 이 약을 함께 복용하자 3.6kg의 다이어트 효과를 본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FDA의 찰스 갠레이 비처방약분야 팀장은 "이 약을 단독으로만 사용해서는 큰 효과를 볼 수 없을 것"이라며 "약과 함께 칼로리가 적고 저지방식을 하는 등 식이요법과 운동 등이 병행돼야 효과를 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글락소의 스티브 버튼 부사장은 "비만 방지를 위한 다이어트 보조식품과 허브 제품 시장은 연간 10억달러를 웃돈다"며 "우리는 알리를 통해 체중 절감에 혁명적인 접근 방법을 구축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비만 치료제의 약국 판매 허용이 비만 치료제의 남용으로 연결될 수 있다며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미국의 시민단체인 '퍼블릭 시티즌'의 시드니 울프 박사는 "알리의 승인은 '무모함의 극치(height ot recklessness)'라 할 수 있다"며 "특히 연구에 의하면 이 약품이 결장암 직전의 장애증상을 야기한다"고 주장하고 즉각적인 승인 철회를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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