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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작가 왕안이(王安憶ㆍ사진)가 그의 대표작 ‘장한가’의 국내 출간과 제2회 이병주국제문학상 수상에 맞춰 28일 한국을 찾았다. ‘장한가’는 1940년대부터 1990년까지 중국 상하이를 배경으로 문화대혁명과 개혁ㆍ개방 등 격동의 중국현대사를 배경으로 주인공 왕치야오의 일생을 다룬 소설이다. 그는 “아주 오래전 뉴스에서 50대 여성이 20대 남성에게 피살당했다는 기사를 접한 후 이들에 대한 궁금증이 가시지 않았다”며 “미스 상하이 출신의 여자였던 50대 후반 여성이 10대 후반 미인대회 참가 이후 40여년의 삶이 궁금해져 이를 소설의 소재로 삼았다”고 말했다. 소설은 1995년 중국에서 출간된 후 마오둔문학상을 비롯해 유수의 문학상을 받으면서 왕안이는 중국 문단의 주목받는 작가로 떠올랐다. 또 소설은 출간 이후 중국에서 영화ㆍ드라마ㆍ연극ㆍ발레극 등으로 재해석되면서 중국에서 오랜 사랑을 받아왔다. 소설은 표면적으로는 왕치야오의 삶을 따라가지만 상하이라는 공간의 변천사도 소설의 중요한 축을 이룬다. 특히 그는 상하이 골목을 묘사하는 데 상상 부분을 할애한다. “상하이를 한마디로 표현한다면 ‘민주(民主)’라고 할 수 있다. 도시의 화려한 대로 뒷면에 위치한 골목에는 다양한 계층들이 살아가는 데 특히 그곳에 사는 여성들은 화려한 대로의 풍경을 보면서 높은 지위에 오르는 꿈을 갖고 살게 된다. 골목에서 여성들은 일을 하면서 남성들과 동등한 위치에 오르게 된다. 그런 면에서 상하이는 평등을 말하는 도시이기도 하다.” 그는 특히 문화대혁명 이후 중국 여성들의 투쟁적인 삶에 주목했다. 중국의 격동의 시대에 여성들의 사회적인 참여가 겹쳐지면서 평범한 여성이 비범한 삶을 살아가게 되는 과정을 자세하게 그리고 있다. 당현종과 양귀비 간의 사랑을 묘사한 백거이의 시 ‘장한가’에서 제목을 빌려온 데 대해 작가는 “1000년전 당나라 현종과 양귀비 간의 사랑이 한(恨)이라면 왕치야오의 사랑은 원한이라고 할 수 있다”며 “다소 풍자적인 의미에서 차용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상하이작가협회 주석과 중국작가협회 부주석을 맡고 있기도 한 작가는 2007년 상하이에서 개최된 한중작가회의와 한중문학인대회에서 한국 작가들과 교류하기도 했다. 각권 1만 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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