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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한국 노사관계 불안정" 경계심

[외자유치 부진 이대로 둘것인가] 2. 걸림돌 노사문제얼마전 미국 CNN뉴스를 통해 대우자동차 부평공장 앞에서 경찰 버스가 불타는 장면이 전 세계에 방송됐다. 80년대 후반부터 90년대 초반까지 노동계의 강경한 투쟁을 보았던 우리 국민들의 눈으로 보아도 심상찮은 장면이었다. 이를 계기로 미국 GM에서는 대우차 인수의 전제조건 가운데 노사문제 안정이 가장 강조된 것은 말할 필요가 없다. 경총 등 경제단체 관계자들은 "노사문제의 갈등이 심해질수록 외국인들의 투자가 줄어든다"고 입을 모은다. 이들은 "노사문제 해결없이 외자유치도 없다"고 단언한다. 세계적인 제지업체인 보워터그룹은 최근 국내 신문용지 업체인 세풍제지 인수 계획을 갑자기 포기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해 9월 보워터 그룹의 아놀드 네미로 회장이 청와대를 방문했을 때만해도 곧 마무리되는 것 같던 세풍제지의 인수 협상이 깨진 것. 인력감축에 대한 노조가 외국기업이 인수하는 것과 임금문제를 들어 강력하게 반발했기 때문이라는 것이 지배적인 분석이다. '소잃고 외양간 고친다'는 격으로 세풍은 이후 214명에 대해 희망퇴직을 실시했지만 이미 버스는 떠난 뒤였다. 강성 노조활동이 비탄력적인 노사문제가 외자유치의 걸림돌이 된 사례는 무수히 많다. 지난달 유럽계 한 제지업체는 일본에 있던 생산 시설을 국내에 이전하려 했으나 아직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노조측의 무리한 요구와 농성을 하고 있어 수천만 달러에 달하는 생산 설비 이전에 대한 위험을 느끼고 재검토에 들어간 것. 결국 노사간의 오해를 풀고 합의점을 찾는데 성공하긴 했지만 아직 외국경영진과 노조간의 앙금은 남아있는 상태다. 최근 한 일본계 외국 기업도 근로자들이 일본 현지에까지 가 자신들의 요구조건을 내 세우며 농성을 벌여 큰 애로를 겪은 적이 있다. 크게 놀란 일본 경영진은 노조의 요구를 수용하기로 했다. 하지만 그 대가는 크다. 이 회사 관계자는 "일본업체는 당초 계획과 달리 한국에서 더 이상 사업규모를 키우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외국 기업인들이 우리의 노사환경에 갖는 '우려'와 '거부감'은 생각보다 심각하다. 대한상의가 최근 외국계 투자기업의 최고경영자(CEO)에게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첫번째 애로사항으로 꼽은 것은 역시 노사문제다. 42명의 CEO 응답자 가운데 40%가 노사문제를 최대의 어려움으로 지적했다. 이는 두번째 애로사항으로 꼽은 비즈니스 관행(23.8%)을 크게 앞서는 수치로 외국기업 CEO들의 노사문제에 대한 심각한 우려를 반영하고 있다. 대한무역진흥공사(KOTRA)의 한 관계자는 "올들어 노사문제에 대한 고충신고가 급증하고 고충의 강도 또한 커지고 있다"며 "노동현장에서 과격시위가 급증하자 우려의 목소리를 전하는 외국기업이 늘고 있다"고 지적했다. 외국인 투자유치를 높이기 위해서는 정부는 물론 노조측에서도 안정적인 노사환경 분위기를 만들어 주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특히 노사분규시 감정적으로 대하지 않고 합리적인 자세로 노사문제를 해결하려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외국인 투자옴부즈만 사무소의 홍덕천 홈닥터는 "일본계 기업의 경우 노사 대립이 격해질 때면 노조측이 과거 한일간의 역사를 들먹이며 사측에 대응하는 경우가 많다"며 "이 같은 감정적 대응으로 분규가 장기화되거나 아예 철수를 결심하는 경우도 있다"고 설명했다. 제프리 존스 주한미국상공회의소장은 "한국 노동시장이 경직돼 있어 외국인들이 선뜻 투자를 꺼려하고 있다"며 "기업이 고용과 해고를 자유롭게 할 수 있을 때 기업의 경쟁력도 높아지고 결과적으로 고용 기회도 늘어날 것"이라고 지적했다. 홍병문기자 최원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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