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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교실] 한국 방산수출 무엇이 문제인가?

세계시장 고려않고 내수용 무기 개발… 해외 수주 '뚝'

안영수

☞ 방산수출 왜 중요한가요

무기, 대규모 자본·첨단기술 집약… 규모의 경제 효과 크게 작용

자주국방·일자리 창출에 도움

☞ 저조한 원인은 무엇인가요

항공 함정분야 수주 감소에 2년째 방산비리 수사도 한몫

☞ 어떻게 해야 늘까요

수출시장 중심 개발 전략 필요

방산원가 보상제도 개선하고 방위사업청 조직도 정비해야


무기구매 도입 비리와 한국형 전투기(KF-X·보라매) 개발사업 건으로 방위산업계와 관련 군 관계자들이 연일 홍역을 치르고 있습니다. 하지만 방위산업 수출 수주액은 지난 10월 말 기준 20억달러에 그쳤습니다. 최근 수년간 크게 늘어난 방산수출의 수주는 연말께 집중되는 '블랙 프라이데이' 시즌 경향을 보이고 있습니다. 지난해는 11~12월에 연간 총 수주액 36.1억달러의 41.3%를 차지했었죠. 그러나 올해 말에는 이런 빅 이벤트가 없어 연말 방산 총수출수주액이 지난해의 65%인 23억달러에 머물 것으로 예상됩니다. 수주는 생산의 선행지표이기 때문에 향후 방산 생산·수출·고용은 어려워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방산수출 왜 중요한가요?

우리가 개발·생산하고 있는 대부분 무기들은 자본집약·첨단기술·융복합·조립산업의 특징을 갖고 있어 규모의 경제(economies of scale) 효과가 크게 작용합니다. FA-50전투기를 비롯한 항공기와 함정·자주포·전차 등은 대규모 투하자본과 최첨단 기술이 결집된 제품들이기 때문에 규모의 경제 달성을 통해 제품의 가격경쟁력과 더불어 학습효과로 품질향상도 가능합니다.

축적된 첨단기술과 융복합에 의한 높은 기술 파급효과와 조립산업에서 나타나는 생산유발 효과를 제대로 누리기 위해서도 수출을 통한 규모의 경제 확보가 가능해야겠죠? 우리의 급속한 경제발전 배경에는 자본 집약적 중공업의 '수출산업화'가 큰몫을 했듯이 방산도 이런 산업특성을 고려해야 합니다.

방산수출을 확대하면 튼튼한 자주국방에 도움이 됩니다. 군사보안으로 잘 드러나지 않은 각종 방산제품의 품질불량, 성능저하 문제는 수출 산업화로 해결이 됩니다. 주변국들과 전쟁 중인 이스라엘도 방산 수출산업화를 통해 무기 성능을 향상시키고 있으며 수출을 통해 늘어난 세수가 국방비 증가로 이어지는 선순환을 가져오고 있음을 주목해야 합니다. 또한 연구개발(R&D) 인력이 전체 방산고용의 24%(KIET, 방위산업 통계 및 경쟁력 백서)를 차지하는 등 고급일자리 창출 효과가 높아 우리의 고학력 구조에 적합한 금상첨화의 산업입니다.



◇방산수출이 저조한 원인은?

최근의 방산수출 수주감소의 주요인은 최근 몇 년간 수출을 주도했던 항공·함정 분야의 저조 때문입니다.

최근 4년 동안 이들 분야의 수출수주 비중이 전체의 55~80% 수준이었으나 올 들어 이들 분야의 수주액은 3억달러 내외에 불과한 반면, 산업 파급효과가 낮은 탄약·항공유·군시설 등의 수출이 상당 부분을 차지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특정 분야, 파급효과가 낮은 분야에 대한 높은 수출의존도는 방산수출의 불안정성을 높이고 산업의 질적 저하도 가져올 수 있습니다. 또한 2년째에 접어든 검찰의 방산비리 수사도 방산기업 및 관련 정부부처의 수출의욕 상실로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방산수출에 있어 가장 구조적인 문제점은 무기 개발시 해외시장을 고려하지 않은 개발을 하고 있다는 점이겠죠? 대부분의 민간 제품은 글로벌 시장과 수출을 전제로 개발하는 데 비해 100% 국민의 세금으로 지출되는 방산제품은 내수용 위주로 개발해 수출에 큰 애로를 겪고 있습니다.

건국 이래 최대의 개발사업으로 9조원 이상 투입이 예상되는 보라매 전투기사업 역시 수출시장과 경쟁력을 고려하지 않은 개발전략으로 수출이 불투명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방위산업 발전정책의 부재는 최종적으로 국민의 세금부담으로 귀착된다는 점에서 조속히 개선될 필요가 있습니다.

◇어떻게 해야 방산수출이 늘까요?

국토면적 10만㎢에 불과한 우리나라가 10대 경제국가에 진입하고 자동차·조선·정보기술(IT) 등 대부분의 자본집약적 산업이 경쟁력을 갖출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정부의 강력한 수출드라이브 정책 때문입니다.

방위산업도 규모의 경제를 감안해 '수출을 고려한 시장중심 제품개발' 정책으로 전환해야 합니다. 선행연구 등 각종 사업 타당성 분석시에 경제성분석을 강화하고 수출기업에 대한 가산점 부여 등 인센티브를 주어야만 12.8%에 불과한 방산 수출비중(2013년 통관기준)을 선진국 수준으로 끌어올릴 수 있습니다. 1980년대 말까지 우리와 비슷한 내수중심 구조를 갖고 있던 이스라엘은 '수출 없이 개발 없다'는 정책 전환을 통해 20년 만에 방산의 수출비중이 80%에 달하는 등, 창조경제의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는 점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습니다.

다양한 무기체계의 수출을 통한 방산 수출구조 고도화와 함께 기업중심의 R&D 강화, 가격경쟁력 향상을 위한 방산원가 보상제도 개선도 필요합니다.

방산 경쟁력 강화정책 수립과 함께 수출확대를 위한 방위사업청 조직체계 정비도 필요해 보입니다.

안영수 산업연구원·선임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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