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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럼] 산악관광 활성화로 관광시장 키우자

오익근 계명대 관광경영학과 교수

오익근 계명대 교수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이 최근 발표한 국민 여가활동 조사 결과를 보면 놀랄 만한 내용이 있다. 국민의 여가활동은 휴식이 62%, 취미오락 21%, 스포츠 참여가 7.7%였지만 정작 정부와 업계가 혼신을 다해 힘써온 관광활동은 0.7%에 지나지 않은 것이다. 이런 현상은 첫째 국민들의 변화하는 여가 욕구를 제대로 찾아내지 못했다는 것이고 둘째는 산악 지역 개발을 가로막은 규제에 기인한다고 생각한다.

최근 캠핑·산악자전거·트레일러닝 등 아웃도어 레저 여행을 즐기는 트렌드가 형성되고 있다. 하지만 산을 이용하는 활동은 대부분이 등산이고 그 외에 자연휴양림에 숙박하는 정도에 그친다. 산중의 대피소는 너무 열악하고 휴양림 숙박시설은 하룻밤 예약하기도 힘들다. 규제 때문에 개선할 엄두를 내지 못한 결과다.

다른 한편으로 이 통계를 되짚어 생각하면 잠재적인 관광 시장은 매우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더욱이 이번 연구에 따르면 국민의 93%가 다양한 여가시설과 좋은 여가 프로그램을 원한다. 산악휴양시설을 도입한다면 국민의 관광활동 참여도를 훨씬 높은 수준까지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다.

외국의 산악관광은 어떨까. 유럽에서 가장 길고 유명한 트레일 코스인 레히베크는 오스트리아 서쪽에 위치한 포어아를베르크주와 독일 남부 알프스 지역인 퓌센까지 125㎞를 연결하는 루트다. 여기에는 골프장·호텔·스파·레스토랑들이 있어 산악관광 붐에도 기여하고 있다. 산악 지역에 이런 휴양시설이 없다면 트레일 코스를 이용하는 사람들도 없을 것이고 유명세를 타지도 못했을 것이다. 일본은 규슈 아소산 일대에 복합 테마파크인 아소팜랜드를 만들어 연간 440만명 이상의 관광객을 유치하면서 지역 농축산 경제에 기여하고 있다.



마침 관광휴양시설이 금지돼온 국내 산악 지역에도 이를 허용하는 '산악관광진흥구역 지정 및 운영에 관한 법률' 제정안이 지난 10월 국무회의를 통과한 것은 매우 다행스러운 일이다. 경제논리의 찬성과 환경논리의 반대 입장이 맞서고 있지만 이런 희망과 우려는 세계 어디서나 일어나는 현상이다. 환경영향을 최소한으로 억제할 수 있는 지속가능한 개발이라면 너무 우려할 필요는 없다. 선진국들도 관광 개발이 야기할 수 있는 환경영향을 평가하고 지역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한다. 지역 주민이나 지방자치단체들도 환경이 훼손되면 관광도 끝장이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환경 보존에 대한 국민의 의식이 높아졌기 때문에 안전하고 산지와 조화를 이루는 사업이 추진돼야 하겠다. 더불어 지역 주민들의 삶에 활기를 더해주고 산악 가치를 높일 수 있는 정책이면 더할 나위 없다.

산악 관광에 대한 규제가 완화되면 산악 지역에서 숙박이 가능해져 산악 종주여행도 늘어나고 여행 기간도 길어질 것이다. 바닷가에서 즐겨온 일출과 일몰 여행이 산악 지역에서도 더 쉽게 가능하게 된다. 정적인 여가활동을 즐기는 사람들을 아웃도어 레저 등 동적인 관광 형태로 전환시켜 관광시장을 더 키우려면 산악 지역 활용을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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