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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 돋보기] "어차피 나갈 장관인데 빨리 하든지…" 뒤숭숭

개각 '블랙홀' 속으로 빨려들어간 관가

개각이 발표된 지 며칠이 지났지만 세종시 관가는 여전히 술렁이고 있습니다. 개각이 이뤄진 부처는 물론 후속 개각의 가시권에 들어 있는 부처들까지 마치 개각이라는 '블랙홀' 속으로 빨려 들어간 느낌입니다. 모든 공무원이 그렇지는 않지만 상당수가 복지부동하며 후속 개각 소식에 안테나를 바짝 세우고 있습니다. "후속 개각은 어떻게 되는 거냐"며 기자들에게 묻는 공무원들도 적지 않습니다. 심지어 "어차피 떠날 장관이라면 왜 한꺼번에 갈아치우지 않는지 모르겠다"는 공직자도 있습니다.

이번 개각으로 정치인 출신 장관 5명 중 2명의 정치권 복귀가 결정됐습니다. 시차는 있지만 최경환 부총리를 포함해 정치인 출신 장관 3명도 모두 여의도로 돌아갈 예정입니다. 장관의 총선 출마설이 나도는 산업통상자원부와 행정자치부에다 현 정부 출범 초기부터 재임하면서 장수 장관이라는 꼬리표가 붙어 있는 농림축산식품부·환경부·외교부까지 합치면 개각 대상은 더 늘어납니다.

새 장관이 오면 과장부터 국장까지 바뀌는 '인사 태풍'이 불어닥칠 가능성이 높습니다. 특히 외부출신 장관이 올 때 인사 태풍의 강도는 더욱 거세집니다. 이 때문에 개각을 앞둔 부처 공무원들은 최대한 튀지 않게 몸을 낮춥니다. 어설픈 정책을 시도해 튀었다가 후폭풍을 맞을 수도 있다는 우려 때문입니다.

경력이 공직생활과 퇴직 후 인생의 척도가 된다는 것을 감안하면 공무원들에게 인사는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벌써 일부 부처 내부에서는 "B 국장이 과장 때 A 장관 후보자를 세게 들이받아 찍혔다더라"라는 말이 돌며 분위기가 뒤숭숭합니다. 하지만 개각 대상 장관들이 내부 분위기를 다잡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공무원들 입에서는 "요즘 일 안 하는 과가 너무 많아 문제다. 수장의 마음이 콩밭에 가있는 데 일은 무슨…"이라는 푸념이 이구동성으로 나올 지경입니다.



게다가 이번 개각에서 타 부처 출신이 장관(국토교통부)이나 차관(보건복지부)으로 내려오거나 일부는(교육부) 문책성 인사가 이뤄졌다는 점에서 공무원들의 머릿속을 더 복잡하게 하고 있습니다.

대한민국호의 위기 경보가 더 커지고 있습니다. 교과서 논쟁으로 사회는 시끄럽고 내수는 뚜렷하게 살아나지 않고 있는데 경제 성장의 또 다른 축인 수출은 마이너스 성장이라는 수렁에 빠져 있습니다. 최악의 가뭄으로 일부 지역은 부분 급수까지 실시하는데 소관부처인 국토교통부(식수)와 농림축산식품부(농업용수)를 진두지휘할 컨트롤타워조차 없습니다. 이왕 할 후속 개각이면 좀 더 속도를 붙여야 할 것 같습니다. 그래야 개각의 블랙홀에서 복지부동하고 있는 공무원들을 하루빨리 제자리로 돌려 보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공직사회의 복지부동을 탓하기에 앞서 누가 그런 빌미를 제공하는지 곱씹어봐야 합니다. /세종=구경우기자 bluesquare@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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