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탈지노믹스 경영진과 소액주주 간 갈등이 일단락됐다.
경영진은 소액주주의 요구를 전격 수용해 최고재무책임자(CFO)를 교체하고 20억원 규모의 신주인수권을 임직원 인센티브로 활용하기로 했다.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조중명 크리스탈 대표와 소액주주를 대표하는 '슈퍼개미' 양대식씨는 전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합의문을 작성했다.
우선 현재 경영진은 전문성 있는 외부 인사를 CFO 및 기업설명(IR) 담당 신규 임원으로 올해 안에 채용하기로 했다. 새로운 CFO가 선임되는 대로 현재 CFO를 맡은 안상천 부사장은 관련 업무를 즉시 중단하게 된다. 회사 측은 내년 정기 주주총회에 안 부사장에 대한 등기이사 재선임 안건도 상정하지 않기로 했다.
조 대표는 또 보유하고 있는 20억원 규모의 신주인수권(워런트)을 행사하지 않고 임직원 인센티브에 활용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회사의 존립이 위태롭거나 재무구조가 심각하게 악화돼 자금 조달이 시급할 경우를 제외하고는 신주인수권부사채(BW)나 전환사채(CB) 등을 발행하지 않기로 합의했다. 과도한 BW 및 CB 발행에 따른 물량 부담으로 주주들이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소액주주의 주장을 전격 수용한 것이다. 크리스탈은 지난 2013년 제약사인 화일약품 인수를 위해 총 390억원에 달하는 BW 및 CB를 발행한 바 있다.
양씨는 "주주들의 과도한 견제가 회사 경영에 피해 입히기를 원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회사 측이 지분율 5% 이상 주주와 CB나 BW를 발행 전 협의를 거치면 발행할 수 있도록 명시했다"며 "회사 측과 원만한 합의가 이뤄진 만큼 주주 측 인사를 이사로 선임하는 임시 주주총회 안건을 자진 철회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 대표 역시 "임시주총 소집으로 주주들께 심려를 끼쳐드렸다"며 "그간의 갈등을 해소하고 본업인 신약개발에 회사 역량을 집중해 더욱 주주 친화적인 기업으로 나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양씨를 비롯한 소액 주주들은 "회사 측의 이해할 수 없는 인수합병(M&A) 및 이에 따른 자금 조달 등으로 주주들이 큰 피해를 봤다"며 다음달 17일 열리는 임시 주주총회에서 주주 측이 추천한 이사진 2인 및 감사 1인을 선임해 회사 측의 경영 활동을 적절하게 견제·감독하겠다고 밝혔었다. 양씨는 크리스탈 주식 7.60%를 보유해 조 대표(12.46%), 한미약품(8.39%)에 이어 3대 주주이다. /박준석기자 pjs@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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