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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첫 인터넷은행에 카카오·K뱅크] '파격 금리'로 기존시장에 도전장… 은행간 대규모 머니무브 가능성

금융산업 판도 바뀐다

금융위, 국내 첫 인터넷전문은행 사업자 발표2
도규상 금융위원회 금융서비스국장이 29일 서울 중구 금융위 기자실에서 국내 첫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 사업자를 발표하고 있다. 금융위는 이날 카카오 주도의 '카카오뱅크'와 KT 주도의 'K뱅크'를 선정했다고 밝혔다. /권욱기자


판매관리비용 등 낮아 '+α 예금금리' 여력 충분

고객지키기 나선 시중銀과 치열한 마케팅전 예고

새 신용평가 모델로 중금리 대출시장도 집중 공략

중하위 신용자 독식해 온 캐피털·저축銀 큰 위협

고객 일일이 동의 필요… 데이터 축적 만만치 않아

'금리 위력' 제대로 발휘하기까지 시간 걸릴수도


카카오 컨소시엄(카카오뱅크)과 KT 컨소시엄(K뱅크)이 인터넷전문은행 사업자로 선정되면서 내년 출범 이후 은행 시장의 판도 변화에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인터넷전문은행들이 시중은행과 2금융권 타깃 고객의 중간에 위치한 고객층 공략에 집중할 방침인 만큼 이 시장을 둘러싼 기존 금융사와 신규 플레이어 간의 경쟁은 불가피하다.

인터넷전문은행 컨소시엄에 참여하지 않았거나 탈락한 은행들은 대응책 마련에 분주한 모습이다. 신한은행은 '써니뱅크'를, KEB하나은행은 '원큐뱅크'를 각각 다음달 출시하며 시장 변화에 대응할 계획이지만 이번에 선정된 은행들은 두 가지 카드를 쥐고 '투트랙'으로 움직일 수 있다는 점에서 운신의 폭이 훨씬 넓다. IBK기업은행 역시 이번 예비인가 탈락으로 핀테크 부문에서의 전략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인터넷전문은행에 발을 걸치게 된 국민은행과 우리은행 또한 마냥 웃을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인터넷전문은행의 파괴력이 예상보다 클 경우 기존 고객 이탈로 이어지는 '제 살 깎아 먹기'가 될 수 있는 탓이다.

◇금리에서 확실한 강점=인터넷전문은행의 파괴력이 가장 잘 발휘될 것으로 보이는 부분이 바로 금리다. 지점이 필요 없는 인터넷전문은행의 특성상 판매관리비용이 기존 은행에 비해 낮아 고객에게 고금리를 제공할 여력이 충분하기 때문이다. 특히 시중은행의 고객을 끌어오기 위해 특판 형태의 고금리 예금 등을 내놓을 가능성이 높아 출범 초기에는 계좌이동제를 뛰어넘는 시장 변화를 촉발시킬 수 있다.

이들 은행은 이와 관련한 세부전략을 세밀히 마련해놓았다. 카카오뱅크의 경우 카카오톡 기반의 마케팅으로 판매관리비용을 낮추고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기반 결제로 카드사에 돌아갈 수수료를 고객 및 거래업체에 돌려줄 계획이다. 또 카카오 콘텐츠 등을 이자 형태로 제공하고 금융봇(bot)을 활용한 고객 자산관리서비스까지도 제공할 예정이다. K뱅크는 18개 업체들의 온라인 및 오프라인 네트워크를 활용해 '언제 어디서든 이용 가능한' 금융서비스를 제공하고 갖가지 멤버십 포인트를 통해 추가적인 이자혜택을 제공할 방침이다.

중금리 대출 부문에서는 기존 은행보다 캐피털과 저축은행들에 큰 위협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저축은행들은 평균 대출금리가 27%에 달한다는 비판에도 불구, 지금까지 별다른 경쟁자가 없어 중하위 신용자 시장을 독식해왔기 때문이다. 실제 카카오뱅크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활용한 신용평가 모델을 통해 지금까지 존재하지 않았던 시장을 개척할 계획이다. K뱅크의 경우 상권분석 기반의 창업대출은 물론 통신납부정보 등을 활용한 신용평가 모델을 바탕으로 중금리 대출 시장 공략에 나설 계획이다. 금리도 2금융권의 절반 수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기존 은행들은 몇몇 대고객서비스와 관련해 적자를 보고 있는데다 매 분기 순이자마진(NIM)이 역대 최저치를 경신하는 상황에서 인터넷전문은행과의 금리 및 수수료 경쟁이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대당 1,000만원이 넘는 수시입출금기기(ATM)를 수천 대씩 보유한 시중은행들은 ATM 및 지점관리비용만으로도 허리가 휠 지경이다. 중금리 대출과 관련해서도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 규제가 갈수록 엄격해지는데다 불경기에 대비해 기존 여신도 더욱 꼼꼼히 관리해야 하는 상황에서 마냥 늘리기가 쉽지 않다.

◇위력 발휘하기까지 시간 걸릴 듯=다만 인터넷전문은행이 시장에 안착하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인터넷전문은행의 가장 큰 장점인 다양한 고객의 데이터를 활용하기까지 몇 가지 관문을 통과해야 하기 때문이다. 우선 인터넷전문은행의 핵심자산인 고객 신용도평가 모델과 관련해서는 휴대폰번호나 이름 등의 개인식별이 가능한 정보는 사용할 수 없다. 이를 위해서는 고객들에게 일일이 동의를 받아야 하기 때문에 유의미한 데이터 축적까지는 상당기간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된다. 개인 동의가 필요없는 비식별정보만을 신용평가 모델 제작에 활용할 경우 정밀성이 떨어진다.

비대면 채널을 통한 본인인증 문제도 해결해야 할 사안 중 하나다. 은행연합회와 금융당국 등이 대안으로 제시한 △실명확인증표 사본 제출 △영상통화 △배달원 등을 활용한 확인 △기존 계좌 활용 등의 방안은 아직 보안 취약성 문제 때문에 도입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대포통장 개설을 막기 위해 최근 통장 개설 절차가 까다로워지고 있는 추세를 감안하면 자칫 인터넷전문은행 육성을 위해 금융 산업의 근간인 안전성을 해친다는 역풍도 맞을 수 있다. 시중은행 고위관계자는 "인터넷전문은행이 노리는 시장은 결국 상대적으로 진입 장벽이 낮은 개인금융 부문이기 때문에 기존 은행들로서도 긴장할 수밖에 없다"며 "은행법 개정안과 개인정보 활용 제한 등의 문제만 해결되면 시장구도에 미치는 영향이 상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양철민기자 chopin@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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