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동네의원서 18명 C형간염 집단 감염

질병관리본부는 서울 양천구에 있는 다나의원을 잠정 폐쇄하고 공동역학조사와 방역조치에 착수했다고 20일 밝혔다. 양천구 보건소는 지난 19일 다나의원에서 18명이 집단적으로 C형간염 바이러스에 감염됐다는 제보를 받고 이후 사실을 확인했다.

질본은 감염자들이 이 의원에서 정맥주사로 수액을 투여받은 적이 있어 의료행위를 통한 감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C형간염은 주사기 공동사용, 수혈, 혈액투석, 성접촉, 모자 간 수직감염 등 혈액을 매개로 전파되는 바이러스성 감염병으로 일상생활에서 전파될 가능성은 매우 낮다. 감기몸살, 전신 권태감, 구역질 같은 증상이 경미하거나 아예 없어 만성간경변·간암 등으로 악화한 뒤에야 감염 사실을 알게 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양천구 보건소는 추가 감염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지난 2008년 신세계의원(신정2동)으로 개원한 후 내원자 전원에게 개별안내를 하고 감염 여부 검사에 들어갔다.

특히 질본은 간호사 2명을 포함한 모든 감염자가 공통적으로 이 병원에서 수액 치료를 받은 사실을 확인하고 수액을 투여할 때 주삿바늘 등을 재사용했을 가능성을 의심하고 있다. 특히 해당 의원 원장은 C형 간염 검사를 수행한 의료진, 환자들에게 검사 사실을 외부에 알리지 않도록 요청한 것으로 전해져 집단 감염 사실을 은폐하려 한 것 아니냐는 의혹도 커지고 있다. 이번 감염 사실은 익명의 제보자가 19일 양천구 보건소 측에 제보를 함으로써 보건 당국이 파악할 수 있었다. /임웅재기자 jaelim@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