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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기재부, 보고 싶은 통계만 본다









지난주 본지에 '불안한 내수훈풍… 부양 약발 떨어지는 연말 소비절벽 경고음(10월 9일자 3면)'이라는 제목의 기사가 나갔다. 2014년 즈음부터 판매가 급증하고 있는 자동차를 뺄 경우 내수 회복세가 정부의 말처럼 그리 견고하지 않을 수 있다는 내용이었다. 그날 밤 늦게 기획재정부의 담당 관계자로부터 전화가 왔다. 기사처럼 경상액수를 전년 동월 대비 비교하는 방법은 "틀렸다"는 게 골자였다. 다음 날에는 "단기적인 경기 흐름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불변 기준 계절조정 전월 대비 수치를 활용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해명자료까지 내놓았다.

기재부의 '해명'을 정확하기 이해하기 위해서는 어려운 배경 지식이 필요하다. 매월 산업활동 동향에 나오는 소비지표는 소매업과 자동차판매업 중 승용차의 판매액을 기초자료로 해서 만들어진다. 예를 들어 지난 8월의 전체 소매판매액은 대략 29조원쯤이다. 이 금액을 2010년을 기준 100으로 놓고 지수화한 '경상지수'에 소비자물가지수를 나눠 가격효과를 제외한 실질 증가율인 '불변지수'를 산출한다. 여기서 다시 계절적 특이 요인을 제거한 '계절조정지수'를 산출해 단기적인 경기의 흐름을 파악하는 게 산업활동 동향의 소비지표다.

문제는 이 지표가 전월 대비 짧은 경기의 흐름만 파악할 수 있다는 점이다. 결국 전년 동기 대비해서 형편이 어떤지를 따져보기 위해서는 불변지수나 경상지수를 이용하는 수밖에 없다.



기자는 소비지표가 전월 대비해서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렇게 전년 대비로 보면, 그리고 전체 소매 판매액에서 10%를 차지하는 승용차를 제외하면 아직 불안한 수준이라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실제로 8월 전체 소매판매의 불변지수는 109.0으로 지난해 8월(107.1)과 비교하면 소폭 올랐다. 하지만 의류 등 준 내구재의 경우 91.5에서 87.1로 되레 떨어졌다. 원인은 역시 승용차였다. 같은 기간 승용차의 경우 121.0에서 140.4로 훌쩍 뛰었다.

"숫자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그러나 거짓말쟁이는 숫자를 이용한다." 통계에 관한 유명한 독설이다. 누가 거짓말쟁이인지는 국민의 판단에 맡기겠다. 다만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내년 총선 출마를 위해 정치권으로 조만간 복귀한다는 것, 그리고 시름시름 앓던 경제를 살렸다는 것이 최 경제부총리와 정부·여당에는 일종의 전리품이 될 수 있다는 것은 기자만의 생각이 아닐 것이다. 덩달아 공로를 인정받은 공무원들도 수장이 갈리는 '인사 태풍'에서 승자로 남을 수 있지 않을까. /경제부=김상훈기자 ksh25th@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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