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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4월에는 제2 공장의 상업생산을 시작합니다. 반도체 노하우를 살려 최고 바이오의약품 위탁생산업체가 될 것입니다."
14일 인천광역시 송도 첨단대로에 위치한 삼성바이오로직스 공장. 여의도공원 1.4배 크기(31만7,355㎡)에 1공장과 2공장이 나란히 붙어 있다. 겉모습만 보면 깔끔한 아파트형 공장 같은 곳에 삼성그룹의 차세대 먹거리인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생산시설이 자리잡고 있다.
이날 기자가 찾은 바이오로직스 2공장 5층에 위치한 배양시설은 반도체 공장에서 볼 수 있는 파란색 옷에 흰색 운동화, 흰색 장갑을 갖춰 입은 직원들이 배양기 검증을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었다.
내년 4월 상업생산을 앞두고 각종 수치를 점검하고 멸균작업이 제대로 되는지 살펴보는 것이다. 배양시설은 바이오의약품 생산의 핵심시설이다. 박창식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업운영팀 부장은 "2공장이 본격적으로 상업생산을 시작하면 3명이 1개조가 돼 배양기 10개를 관리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바이오의약품을 위탁 생산한다. 바이오의약품이란 미생물 등을 키워 이들에게서 의약품을 얻어낸 것이다. 화학적 합성을 통해 만들어지는 합성의약품과는 차이가 난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세계적인 제약회사인 로슈나 BMS의 약품을 대신 생산한다. 쉽게 말해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을 하는 셈이다.
5층에는 1만5,000ℓ짜리 대형 배양기 10대가 줄지어 늘어서 있다. 5층은 복층 구조인데 아래쪽에는 대형 배양기가 윗부분만 드러낸 채 자리잡고 있고 위층에는 소규모 배양기가 파이프로 연결돼 있다.
일단 작은 곳에서 미생물 등을 키워서 대형 배양기로 보내는 구조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윤자빈씨는 "처음에는 24ℓ짜리에서부터 시작해서 차츰 큰 데서 배양을 하게 된다"며 "배양작업이 끝나면 정제 과정을 거쳐 우리가 병원에서 보는 액체나 파우더 형태의 의약품을 얻는다"고 밝혔다.
바이오로직스 2공장 가동이 시작되면 삼성은 18만ℓ의 생산량을 보유, 스위스의 론자와 독일의 베링거잉겔하임에 이어 세계 3위의 바이오의약품 위탁생산업체로 올라선다. 이미 2공장은 생산물량 계약을 거의 다 끝냈다. 삼성은 현재 3공장 건설계획을 추진 중인데 대체적인 윤곽은 나왔고 공급계약을 위해 제약업체들과 접촉하고 있다. 2018년 3공장이 완성되면 삼성은 40만ℓ를 생산할 수 있게 돼 세계 1위가 된다. 특히 2공장은 세계 최고의 원가 경쟁력도 갖고 있다. 제조원가만 경쟁사 대비 20%가량 낮다는 게 삼성의 분석이다. 플랜트공장 건설경험과 반도체와 전자기기에서 쌓은 경험이 바이오의약품 생산에서도 위력을 발휘하는 것이다.
박창식 부장은 "삼성전자도 일본업체의 산요의 위탁생산으로 출발했지만 지금은 세계 최고가 됐다는 게 그룹 최고경영진의 생각"이라며 "의약품 위탁생산의 경우 반도체 생산과 전반적인 틀과 개념이 비슷해 우리가 가장 잘할 수 있는 분야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전했다. /송도=김영필기자 susopa@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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