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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한국건축문화대상] 계획건축물부문 대상, 혼자라는 건

개인성 부각시킨 공간 통해 공동성 가치 회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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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라는 건'은 공동성보다 개인성의 비중이 커진 현대 사회에서 개인성이 가지는 부정적인 요소를 극대화해 사람들이 이에 대해 고민해 볼 기회를 만들어 주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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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획건축물 부문 대상을 수상한 이형민(왼쪽)·명정미씨가 작업실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현대 사회는 공동성보다 개인성에 대한 비중이 커져 가면서 과거 공동성을 통해 알 수 있었던 많은 것들이 사라지고 개인의 사회적 고립을 양산하게 되었다. 이에 따라 많은 사람들은 타인에 대한 공감과 우리 사회의 구성원들이 모두 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을 잊어가고 있다. 그 과정에서 서로 간의 갈등이 커지고 사회의 균형은 흐트러지고 있다.

한국건축문화대상 계획건축물 부문 대상을 수상한 '혼자라는 건'은 이런 현실을 극복하고 공동성과 개인성이 서로 균형을 이루는 사회를 기대하며 설계됐다.

작품을 공동 설계한 이형민·명정미씨(한국해양대학교 해양공간건축학과)는 "작품에서 개인성이 가지는 부정적인 요소를 극대화 시켜 사람들이 이에 대해 고민해 볼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보려 했다"며 "이 공간을 통해 공동성의 회복, 공동성과 개인성 사이의 균형을 이루고 있는 건강한 사회가 이뤄지길 목표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크게 4개 장소로 구성돼 있는 작품을 살펴보면 개인성을 더욱 과장해 개인성에 대한 부정적인 감정을 전달하고자 하는 설계자의 의도가 그대로 드러난다.

먼저 '개인성의 기둥(Column of Personality)'은 진행 방향에 방해가 되는 기둥들이 튀어나온 장소로 구성했다. 사람들이 이동하는 데 방해되는 기둥들로부터 피해를 받으며 서로의 배려가 없는 상황에서 느낄 수 있는 감정들을 극대화해 전달하고자 했다.

'개인성의 통로(Walkway of Personality)'는 옆으로 움직이는 벽이 있는 장소다. 이 공간에서는 계속해서 움직이는 벽을 피하느라 불편함을 느끼게 되는 데 본인이 무심코 또는 자신만의 이익을 위해 했던 행동이 다른 사람들에게는 피해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표현했다.

모자이크 구멍이 뚫린 벽으로 분리된 장소인 '개인성의 벽(Wall of Personality)'은 벽에 뚫린 구멍 너머 보이는 사람들의 그림자로부터 답답함과 무서움을 동시에 느끼게 한다. 벽과 같은 매개체를 통해 사람을 접하게 될 때는 그들을 올바르게 알 수 없다는 것을 표현하고자 했다.

마지막으로 원형으로 놓인 탁자가 있는 '눈맞춤 의자(Eye-Contact Chair)'에서는 낯선 사람들과 마주 앉게 함으로써 타인과의 교류가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에게 불편함을 주고자 했다. 공동성이 부족할 때 받게 되는 느낌을 의도적으로 설계해 지나치게 개인성이 높은 현대 사회를 전달했다.

위의 장소에서 알 수 있듯이 이 작품의 모든 공간은 사람들이 개인성의 부정적인 요소들을 경험하게끔 꾸며졌다. 설계자는 이를 통해 사람들의 인식 변화와 더불어 전체 사회의 건강성 회복까지 기대하고 작품 설계를 진행했다.

한국건축문화대상 계획건축물 부문 심사를 진행한 오동희 심사위원장은 "대상으로 선정된 '혼자라는 건'은 개인성이라는 현대 사회의 문제를 인식하고 이를 심화해 인간의 심리적 변화과정을 비일상적 건축환경으로 전개한다면 결과적으로 공동체의 새로운 조직으로 회복될 수 있다는 매우 유기적이고 발전학적인 사고를 잘 표현한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공동성·개인성 균형 모색하는 마음으로 작품 구상"

설계자 이형민·명정미 한국해양대 해양공간건축학과

"공동성의 가치가 약화돼 공동성과 개인성의 균형이 흐트러지고 있는 현실 앞에 '우리가 무엇을 할 수 있을까'를 먼저 생각했습니다. 고민 끝에 '회복을 시켜주자' 보다는 '회복이 시작될 수 있는 발판을 만들어보자'는 생각으로 작품을 구성했습니다."

계획건축물 부문 대상을 수상한 '혼자라는 건'의 공동 설계자인 이형민·명정미(한국해양대 해양공간건축학과 3·2학년)씨는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이들이 공동성과 개인성의 균형을 잡아가길 바라는 마음으로 작품의 구상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해학적 창조를 통한 회복'이라는 계획건축물 부문의 주제에 맞는 작품을 만드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었다. 그들은 "주제를 이해하는 것도 힘들었지만 그 과정에서 나온 추상적인 생각들을 시각화하는 게 훨씬 어려운 작업이었다"며 "이 과정에 작업 일정의 절반 이상을 사용했을 만큼 고민이 컸다"고 말했다.

고민 끝에 나온 아이디어는 '부정의 과장'이었다. 사람들이 긍정적인 자극에 비해 부정적인 자극을 더 민감하게 받아들인다는 생각으로 긍정을 강조하기보다는 부정을 강조해 더 큰 인식의 변화를 이끌어내고자 한 것이다.

아울러 "특정한 장소 설계를 함으로써 개인성의 부정적인 영향들을 극대화하려 했다"며 "그 과정을 통해 공동성 회복의 필요성을 사람들이 인식하고 결과적으로 긍정적인 변화를 이뤄내는 게 작품의 의도"라고 강조했다.

이번 공모전에 출품된 작품은 총 300여개. 3차에 걸친 심사 끝에 대상을 차지했지만 그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애써 만든 작품 모형이 망가져 현장에서 급히 수리했을 정도로 돌발상황이 많았기 때문. 이 모든 것을 이겨낼 수 있었던 것은 주위의 도움이 컸다.

이씨와 명씨는 입을 모아 본인들의 수상을 주변의 공으로 돌렸다. 이들은 "수상할 수 있었던 것은 마지막까지 힘이 되어 줬던 작업실 사람들과 언제나 응원해주신 부모님 덕분"이라며 "앞으로도 내가 사람들에게 어떤 도움을 줄 수 있을지, 사람들에게 내가 설계한 장소가 어떤 의미로 남을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을 작품에 담아내려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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