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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고 슬러거 박병호(29·넥센 히어로즈)와 '복덩이' 정의윤(29·SK 와이번스). 두 동갑내기 4번 타자의 방망이 대결에서 와일드카드의 주인이 가려질 것으로 전망된다.
2015 프로야구 정규시즌 4위 넥센과 5위 SK는 준플레이오프 진출 티켓을 놓고 7일 오후6시30분 넥센 홈구장 목동에서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벌인다. 와일드카드 결정전은 프로야구가 올해 10구단 체제가 되면서 처음 도입된 제도다. 가을야구 막차를 탄 SK는 2경기를 모두 이겨야 하지만 1승 어드밴티지를 얻은 넥센은 7일 1차전을 이기면 바로 3위 두산 베어스와 준플레이오프를 치르게 된다. 와일드카드 결정전 2차전(8일 오후6시30분 목동)은 1차전에서 SK가 이겨야만 성립된다. 프로야구가 올 시즌이 끝나기도 전에 지난 2012년 715만여명을 넘는 역대 최다 관중 신기록을 쓴 것도 와일드카드 도입 효과에 따른 치열한 5위 다툼 덕분이라는 분석이다.
1승 어드밴티지에 홈에서만 경기하는 넥센이 크게 유리해 보이지만 분위기는 SK도 만만치 않다. 지난달 초까지도 8위에 처졌던 SK는 한화 이글스, KIA 타이거즈, 롯데 자이언츠와의 막판 4대1 다툼을 이겨내고 5위를 쟁취한 터라 사기가 한껏 올라 있다. 반면 지난해 한국시리즈 준우승팀 넥센은 2위까지 넘보다 3위도 지키지 못하고 4위로 마감해 박탈감이 크다.
객관적 우위의 넥센과 기사회생한 SK의 사상 첫 포스트시즌 대결은 동기생인 두 팀 4번 타자의 화력 대결 때문에 더 기대를 모으고 있다. 박병호와 정의윤은 잘 알려졌듯 2005년 LG 트윈스 입단 동기다. 박병호가 2011년 먼저 넥센으로 이적했고 정의윤은 올 7월 SK로 트레이드됐다. 둘 다 LG에서 나온 뒤 잠재력을 폭발한 터라 야구 팬들은 이번 맞대결을 '탈G 대결'이라고도 부른다. 꾸준한 기회를 얻지 못했던 LG 시절 한 시즌 9홈런이 최다였던 박병호는 넥센 이적 2년째에 30홈런을 넘겨버렸고 지난해부터 2년 연속 50홈런 이상을 때렸다. 2년 연속 홈런 50개는 이승엽(삼성 라이온즈)도 못한 최초 기록이다.
LG 시절 홈런 8개가 시즌 최고였던 정의윤은 올해 14개를 쏴 올렸는데 14개 모두 SK 이적 후 터뜨렸다. 9월 26경기 타율 0.422에 9홈런 23타점을 쏟아부은 그는 데뷔 후 처음으로 월간 최우수선수(MVP)로 뽑히기도 했다. 정의윤이 4번 타순을 꿰차면서 SK 중심타선은 덩달아 살아났다. '86억원(4년) 사나이' 최정의 부상 공백도 크게 느껴지지 않았다. 정의윤의 달아오른 타격감이 와일드카드 결정전까지 이어진다면 마운드에서 다소 우위를 보이는 SK가 다시 한번 기적을 일으킬 수도 있다. 넥센은 15승8패 평균자책점 3.62를 기록한 에이스 앤디 밴헤켄으로 1차전에서 시리즈를 마무리하겠다는 각오다. 밴헤켄은 올 시즌 SK전에 4차례 선발 등판해 2승 평균자책점 1.73으로 강한 모습을 보였다. 가장 최근 SK전 등판인 8월20일에는 8이닝 4피안타 8탈삼진 1실점을 기록했다. /양준호기자 miguel@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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