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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혈압 환자 '새벽운동·등산 주의보'

날씨도 선선해지는데 이젠 운동 좀 할까?









<건강면, 톱 사진>
기온이 떨어지면 혈관이 수축돼 혈압이 오르게 되는 만큼 고혈압 환자들은 무리한 새벽 운동이나 등산은 자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등산을 할 때는 천천히 산책한다는 마음으로 하면서 등산스틱과 무릎보호대 등을 착용해 관절 부상을 막아야 한다. /서울경제DB










갑자기 아침 찬 공기 노출 땐 혈압 급격히 올라 심장에 부담

돌연사 위험 초래할수도

등산, 완만한 코스서 천천히 시작

산행 후 음주는 부정맥 악화시켜 무릎보호대 등 착용 관절 보호를


낮 기온이 20도 안팎에 머무르는 등 날씨가 한층 쌀쌀해지면서 고혈압 등 심혈관 질환자들의 건강관리에도 비상이 걸렸다. 운동하기 좋은 선선한 날씨 덕분에 여름철 무더위 때문에 하지 못했던 야외 운동을 마음껏 즐기려는 사람들이 늘게 되지만 무리한 운동은 오히려 건강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특히 혈압이 불규칙한 고혈압 환자의 경우 쌀쌀할 가을철 이른 새벽 운동이나 등산은 '득'보다 '실'이 될 가능성이 크다.

이철환 서울아산병원 심장내과 교수는 "기온이 10도 정도 낮아지게 되면 혈압은 13mHg 정도 높아진다는 보고가 있는 등 고혈압 환자의 혈압은 계절의 기온변화에 많은 영향을 받는다"며 "여름철에 낮게 유지됐던 혈압이 기온이 급격히 낮아지는 가을철인 10~11월을 기점으로 상승할 수 있는 만큼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고혈압 환자뿐만 아니라 평소 혈압이 정상이던 사람도 여름철에 비해 보통 가을·겨울철의 이완기 혈압은 3~5㎜Hg 정도 높아질 수 있다는 것이 이 교수의 설명이다.

따라서 고혈압 환자들은 이 시기에 무리하게 바깥에서 하는 새벽 운동은 자제하는 것이 좋다.

이 교수는 "고혈압 등 심혈관 질환 환자들이 아침 찬 공기에 갑자기 노출되면 우리 몸의 교감신경계가 활성화되면서 말초동맥들이 수축하고 혈관저항이 상승해 혈압이 올라가게 된다"며 "이로 인해 심장의 부담이 늘어나게 돼 혈압이 오르면서 뇌출혈이나 심장발작·가슴통증 등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밤사이 감소된 교감신경의 작용으로 우리 몸이 이완 상태에 있다가 잠에서 깨면서 교감신경이 활성화되기 시작하는 아침에 심장에 대한 부담이 가장 크게 되는데 이때 무리한 새벽 운동을 할 경우 돌연사 등의 위험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고혈압 환자 외에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은 고지혈증이나 동맥경화증 환자, 당뇨 환자 등 심혈관 질환의 위험인자가 있는 사람도 가을철 새벽 운동에 주의해야 한다. 특히 음주와 흡연을 한 다음날 하는 새벽 운동은 위험한 상황을 초래할 수도 있다.

과음은 맥박을 불규칙하게 만들어 부정맥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고 담배 속의 니코틴과 일산화탄소 역시 혈관을 수축시켜 심장에 부담을 주고 혈관 속의 노폐물을 증가시켜 심혈관 질환을 유발할 가능성을 높인다.



이 교수는 "환절기에 과음과 흡연을 과도하게 할 경우 건강에 대한 염려로 다음날 아침 등산이나 갑작스러운 이른 아침 운동을 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 경우 심장에 무리를 줄 수 있다"고 말했다.

따라서 여름철 운동을 전혀 하지 않았거나 다이어트 등의 목적으로 평소보다 운동량을 많이 늘리고 싶은 고혈압 환자의 경우 심장전문의나 주치의로부터 자신에게 맞는 적절한 가을철 운동 요령에 대해 미리 조언을 받는 것이 좋다.

이른 새벽 야외 운동 대신에 실내에서 맨손체조나 실내 자전거 타기 등의 유산소 운동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부득이하게 새벽에 나가야 한다면 혈압을 체크한 후에 이상이 없는지를 확인하고 실내에서 스트레칭을 미리 하는 등 어느 정도 몸을 풀어주는 것이 좋다. 운동 중 조금이라도 흉통이 느껴지거나 호흡곤란, 가슴 답답함 등의 증상이 발생한다면 즉시 운동을 멈추고 휴식을 취해야 한다.

특히 단풍 구경 등으로 등산 인구가 많아지는 이 시기에 고혈압 환자들은 가능한 아침에 출발시간을 늦추고 혈압약과 휴대용 혈압측정기 등을 챙겨가는 것이 좋다. 등산 전날이나 당일 음주와 흡연은 자제해야 한다.

나서영 사랑플러스병원 가정의학과 원장은 "고혈압 등의 만성 혈관 질환 위험환자들은 산행 전 자신의 건강과 체력을 고려한 적절한 산행코스를 선택해야 한다"며 "경사가 완만한 코스부터 시작해서 처음 20∼30분 정도는 천천히 산책하듯 걷는 것이 좋고 본격적으로 등산을 시작할 때도 무리하게 걷지 말고 몸에 땀이 조금 날 정도로 완급을 조절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등산 후 함께 산에 오른 가족이나 친지·친구들과 술을 마시는 경우가 많은데 정상에 오른 직후 술을 마시면 평소보다 흡수가 빨라 적은 양에도 더 쉽게 취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김양현 고려대안암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혈압이 불규칙한 환자들은 등산을 할 때 무조건 정상에 빠르게 오른다는 생각을 버리고 천천히 산을 감상하며 여유를 가지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혈액순환이 원활하지 못해 관절 등의 유연성이 떨어질 수 있는 만큼 관절 부상에도 주의해야 한다. 무릎 부상 예방을 위해서는 등산 전에 충분한 관절 스트레칭을 해주고 무릎보호대 등을 착용하는 것이 좋다.

고혈압 환자 중에 비만인 경우가 많은데 비만인 사람은 특히 무릎 부상을 입기 쉬운 만큼 자신의 체력 중 70~80%만 이용해 가볍게 즐기는 마음으로 등산을 하고 오르막을 걸을 때는 가급적 보폭을 줄여야 한다.

관절 부상을 막기 위해서는 무릎에 집중되는 하중을 분산해주고 내리막에서 균형을 잡아주면서 미끄럼을 방지해 사고를 예방해주는 등산스틱을 활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스틱 길이는 짚었을 때 팔꿈치가 직각이 되도록 조절하고 내리막에서는 조금 더 길게 하는 것이 좋다. 오르막일 때는 스틱 2개를 같은 높이의 위쪽을 짚은 뒤 다리를 올리는 순서로 등산을 해야 무릎관절 보호에 도움이 된다.

/송대웅의학전문기자 sdw@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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