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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탈당] 중도거물급 영입 후 호남파와 연대 모색… 김한길 합류가 핵심변수

'마이웨이' 시나리오는

천정배·박주선과 즉각 합당하면 운신 폭 좁아져

이용경·표철수 등 '옛 동지들'로 1차 勢 규합 후

박영선·김부겸 등 비주류 인사 모시기 주력할듯

안철수 탈당
안철수 의원이 13일 새정치민주연합을 탈당하며 독자세력화를 선언했다. 이에 따라 추가 탈당 규모와 교섭단체(의원 20명 이상) 구성 여부에 1차적인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안 의원이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정론관에서 탈당 선언 기자회견을 마치고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권욱기자


13일 새정치민주연합을 떠난 안철수 전 공동대표가 새로운 정치세력을 구축하겠다고 밝히면서 안 전 대표의 향후 정치 구상과 합류할 인사들이 누가 될지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일단 제3지대에서의 과거 신당 추진세력 복원을 시작으로 운동권 중심의 진보세력과 차별화가 가능한 중도세력 영입에 공을 들일 것으로 전망된다. 호남정치 복원을 강조한 천정배·박주선 의원과 즉각 합당한다면 대권을 바라보는 안 전 대표의 운신폭이 좁아지기 때문이다. 자신의 핵심 지지층과 중도 인사들의 영입이 이뤄지고 기존 신당 세력보다 우위를 선점한 후에서야 신당 통합 움직임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위해 안 전 대표와 신당 작업에 나섰고 이후 민주당과의 합당에도 함께했던 '옛 전우'들은 이미 협력을 약속한 상태다. 또 문병호·유성엽 의원 등 비주류 일부는 탈당 의사를 전하며 안 전 대표와 함께하겠다고 밝혔다. 박영선 의원과 김부겸 전 의원 등 중도 성향의 당내 중진급 의원들은 계산기를 두드리며 안철수 신당 합류 여부를 고민하고 있다.

우선 지난 2012년 대선과 2013년 말 신당 창당 과정에서 안 전 대표와 함께했던 정치적 동지 중 대다수가 안 전 대표에 힘을 보탤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김한길·안철수 공동대표 시절 안 전 대표의 몫으로 지명됐던 최고위원 대다수는 즉각 탈당 의사를 밝혔다. 경기도 정무부지사를 지낸 표철수 전 최고위원은 서울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안 전 대표가 탈당하는 순간 우리는 바로 탈당하고 합류하는 것"이라며 "안 전 대표가 새로운 세력을 만드는 데 동참하겠다"고 설명했다. 이용경 전 최고위원 역시 "저는 안 전 대표와 함께할 것이고 이미 얘기가 다 됐다"고 말했다. 이 전 최고위원은 KT 사장을 거쳐 창조한국당 비례대표로 활약한 바 있다.



비주류 의원들의 동반 탈당 여부도 초미의 관심이다. 문병호 의원이 14~15일 탈당을 예고한 데 이어 유성엽 의원도 통화에서 "새로운 정치질서 구축이 필요하다는 안 전 대표의 뜻에 공감한다"고 사실상 탈당 의사를 전했다. 당내 '민주당 집권을 위한 모임' 등 20여명의 비주류 중에 얼마나 안 전 대표 쪽으로 넘어갈지는 미지수다. 민집모 소속 주승용 최고위원은 "안 전 대표의 심정은 이해하나 호남의 민심은 당의 통합"이라며 탈당 대열 합류에 부정적 입장을 밝혔다. 야권 관계자는 "아직 하위 20% 평가작업이 진행 중이고 선거구 획정도 안 된 상황"이라며 "즉각 탈당할 인사 몇 명을 제외하고 상황을 지켜볼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함께 공동대표를 지냈던 김한길 전 대표가 안 전 대표에게 힘을 실어준다면 새정연 비주류 인사들의 도미노 탈당이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비주류 의원들은 안 전 대표의 탈당이 가시화된 시점부터 김 전 대표를 방문하며 탈당을 권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대표는 이날 기자들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고 "야권 통합을 위해 어렵사리 모셔온 안 의원을 막무가내 패권정치가 기어코 내몰고 말았다"고 안 전 대표와 함께할 가능성을 열어뒀다.

비주류 의원들이 다수 합류하더라도 안 전 대표는 중도 인사 영입에 공을 들일 것으로 전망된다. 그간 안 전 대표 측 관계자는 "언제까지 비주류 대표만 할 수 없다"고 말해왔다. 함께 북콘서트를 하며 국정교과서 반대 공동성명을 냈던 박영선 의원을 비롯해 대구 출마를 선언한 김부겸 전 의원 등이 대표적인 영입 대상이다. 박영선 의원 측 관계자는 통화에서 "아직 정해진 것은 없지만 상황을 지켜볼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더불어 박영선 의원과 가까운 이상돈 중앙대 명예교수 역시 안 전 대표와 함께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상돈 교수는 "저는 이미 민집모가 주최한 토론회에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회에 몸담았던 저의 경험에 비춰 문 대표의 혁신은 실패할 것으로 예측했다"며 "안 전 대표의 탈당은 이러한 저의 발언이 크게 영향을 미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상돈 교수는 안 전 대표와도 따로 모임을 통해 연락을 취하고 있다. "대구시민들은 내가 좋아도 새정연이 싫어서 안 찍는다"고 토로했던 김부겸 전 의원도 안 전 대표의 신당이 중도층 공략에 성공할 경우 합류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정치권의 중론이다.

안 전 대표가 새정연 측 탈당 의원과 중도 인사 영입에 성공한다면 신당 창당작업 중인 천정배 의원과 야권연대를 시도해 제1야당인 새정연을 압박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미 안 전 대표는 천 의원의 이름을 거론하며 "함께 국민저항세력을 만들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천 의원 측의 장진영 대변인은 통화에서 "우리의 입장은 항상 안 전 대표와 함께하자는 것"이라며 "우리가 창당작업을 진행하고 있지만 안 전 대표가 따로 창당하더라도 합당의 형태로 통합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형윤기자 manis@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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