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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화·산업화 시대 열고… '거산' 스러지다

김영삼 前 대통령 서거 1927.12.20~2015.11.22

김영삼 前대통령, 혈액감염 치료 중 서거
/=연합뉴스


누구도 예상치 못했다. "호랑이를 잡으려면 호랑이굴에 들어가야 한다"고 했지만 많은 사람은 믿지 않았다. 단지 '권력욕에 사로잡힌 한 정치인의 핑계'로 봤다. 그러나 김영삼(YS) 전 대통령은 해냈다.

지난 1990년 1월22일 3당 합당 얘기다. 여당인 민주정의당과 야당인 통일민주당·신민주공화당의 통합. 역사상 전무후무한 얘기다.

당시 통일민주당 총재였던 YS는 호랑이를 잡았다. 1992년 12월 대선에서 그는 승리했다.

집권 후의 발걸음에는 거침이 없었다. 군부권력의 핵심이었던 군내 사조직 하나회 청산과 함께 역사 바로세우기의 일환으로 전두환·노태우 두 전직 대통령을 줄줄이 감옥으로 보냈다. 중앙청 해체 등 일제강점기 잔재 청산 작업에도 나섰다. 금융실명제 도입, 지방자치제 실시, 공직자 재산공개 도입 등을 통해 전반적인 사회 시스템의 민주화 수준도 한 단계 업그레이드했다.

YS의 이 같은 행보는 산업화 세력과 민주화 세력의 본격적인 결합으로 해석된다. 김영삼 정부 이전까지 군부 등 권위주의 정부와 결합한 산업화 세력은 경제성장이라는 열매를 맺었지만 민주화 측면에서는 아쉬운 점이 있었다. YS는 과거 청산 등 각종 정치·사회적 개혁조치로 권위주의를 해체하고 민주주의 제도화의 틀을 닦았다. 경제적으로도 시장개방과 세계화 전략으로 산업화를 발전시켰다.

우리가 오늘 경제발전과 민주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었던 것은 YS 같은 정치거목이 있었기 때문이다.



YS가 퇴임 직전인 1997년 12월 국제통화기금(IMF) 사태를 맞은 것은 그의 대표적인 정치적 그림자로 꼽힌다. 그러나 어느 정치인이든 '공'이 있고 '과'가 있다. 이 같은 '과'를 인정하지만 이 때문에 그의 '공'이 과소평가될 수는 없다.

22일 새벽 그가 서거했다. 향년 88세. 김 전 대통령은 이날 0시22분 서울대병원 중환자실에서 패혈증과 급성심부전으로 숨을 거뒀다.

정부는 이날 오후 국무회의를 열어 김 전 대통령의 장례를 국가장으로 치르기로 의결했다.

한편 정의화 국회의장은 이날 추도 메시지에서 "고인은 재임 중 문민정치·금융실명제·세계화 같은 개혁의 시대를 열어 대한민국을 새로운 반석 위에 올려놓았다"면서 "정치개혁과 폭넓은 인재발굴을 통해 우리 정치를 한 단계 발전시킨 선구자이기도 했다"고 평가했다. 특히 "나라가 분열과 갈등 속에서 새로운 희망과 성장의 추진력을 잃어가는 상황이어서 김 전 대통령의 삶과 리더십은 우리에게 새로운 각성과 노력을 상기시켜준다"고 강조했다.

황교안 국무총리는 이날 서울청사에서 주재한 임시국무회의에서 "김 전 대통령은 금융실명제 도입, 군사조직 개혁, 공직자 재산공개 등 국가개혁을 통해 깨끗하고 건강한 대한민국을 만드는 데 온 힘을 기울였으며 역사 바로세우기에도 많은 노력을 했다"며 "그동안 대한민국의 민주화를 위해 헌신해오신 김 전 대통령에 대해 합당한 예우가 이뤄질 수 있도록 정부가 국가장으로 최선을 다해 모시고자 한다"고 말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온갖 희생을 감수하면서도 우리나라의 민주화를 위해 평생을 헌신했을 뿐 아니라 우리나라 경제·사회의 투명하고 건전한 발전을 위해 과감한 개혁을 이룬 분"이라고 애도했다. /노희영기자 nevermind@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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