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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라뱃길을 따라 인천 앞바다에서 여의도 한강까지 1,000톤급 유람선을 오가게 하는 사업이 3년째 표류 중이다. 1,000톤급 유람선이 서울과 인천을 운항하게 되면 더 많은 관광객들을 실어 날라 관광활성화 등 파급효과가 클 것으로 예상되고 있지만, 선착장 건설에 대한 허가권을 가진 서울시가 환경단체의 반발을 의식해 1,000톤급 유람선이 정착할 수 있는 선착장이 들어서는 것에 반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11일 한국수자원공사(K-Water)와 서울시 등에 따르면 경인아라뱃길 사업본부는 관광 활성화를 위해 지난 2012년부터 여의도~인천 앞바다를 왕복하는 1,000톤급 관광 유람선이 정박할 수 있는 선착장 신축 허가를 서울시에 계속 요청해 왔다. 서울시가 허가만 내 주면 K-Water측에서 서울 여의나루역 임시 선착장 옆에 새로운 공용선착장을 건설하겠다는 것이다. 현재 K-water는 인천 연안부두와 한강 쪽 김포여객터미널 간에 중대형 선박을 운행하고 있다. 중대형 선박은 대부분 200~300톤급 규모여서 연간 이용객은 10만명에 불과하다. K-water측에서는 유람선을 1,000톤급으로 키우면 관광객 유입이 커질 수 있다는 계산에 따라, 1,000톤급 여객선을 대거 도입, 이를 여의도까지 연장해 서울시민들의 접근을 확대함으로써 아라뱃길을 활성화하겠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허가권자인 서울시는 1,000톤급 선박이 정착할 수 있는 선착장 건설 허가를 그동안 계속 반려해왔다. '국토해양부와 서울시가 공동으로 여의나루 지역에 선착장을 건설할 계획이 있으니 기다려보라'는 것이 표면상의 이유였다. 하지만 속내는 한강시민위원회의 반대였다. 환경단체와 환경분야 교수로 구성된 한강시민위는 1,000톤급 유람선이 운항할 경우 파랑이 크게 일어 한강과 인근 밤섬 습지가 파괴될 수 있다는 논리로 반대하고 있다.
결국 시는 지난 8월 발표한 한강종합개발계획에서 이 지역에 700톤급 선착장을 건설하기로 결정했다.
서울시를 믿고 기다려왔던 K-water는 울상이다. 서울시가 선착장을 지을 테니 기다려 달라는 말을 믿고 기다려왔는데, 700톤급 선착장에는 사업본부가 준비한 1,000톤급의 유람선이 정박할 수 없어 아라뱃길 사업을 위해서는 풀어야 할 과제가 또 다시 생겼기 때문이다.
경인아라뱃길 사업본부 관계자는 "서울시와 환경단체의 논리라면 700톤급 선박은 환경파괴 우려가 없고, 1,000톤급은 환경이 파괴된다는 것"이라며 "경인아라뱃길 친수경관과 김포 현대 아울렛 등 아라뱃길 관광자원을 연계 활용하면 연간 58만명의 관광객과 2,000억원의 경기유발 효과를 낼 수 있는데 적기를 놓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양사록기자·인천=장현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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