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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마쿠라
지역보존 운동으로 녹지 지키고 건물 5층 이하 건립 대승적 합의
● 요코하마
스카이라인·건물 색채 등 소통… 현대적 마천루·역사 건물 공존
도쿄 하네다공항에서 기차로 1시간여 달리면 가나가와현 가마쿠라시에 도착한다. 이곳은 한 해 2,300만명의 관광객이 800년 된 역사 유적들과 아름다운 해안을 보기 위해 찾아오는 곳이다. 가마쿠라가 일본의 대표적 명소로 자리매김한 것은 오랜 기간 이뤄진 도시재생 덕분이다. 단기간에 도시재생을 추진하는 우리 풍토와는 사뭇 다르다. 서울경제신문은 '더나은도시디자인연구소'와 함께 일본 가마쿠라와 요코하마를 찾아 현지를 둘러보고 민관 전문가들로부터 한국의 도시재생에 대한 시사점을 물었다.
◇민관 힘 합쳐 800년 역사 자원 보존한 가마쿠라=최근 기자가 찾은 가마쿠라는 일본 각지에서 온 사람들로 골목 구석구석까지 붐볐다.
이곳은 800년 전 막부 가문의 중심지로 성장한 도시로 역사적인 사찰들이 곳곳에 있다. 도시는 중심부의 하치만구 사찰에서 바닷가 쪽으로 직선 형태의 축을 중심으로 발전했다. 흥미로운 것은 현재도 도시 중심의 직선 축이 변함이 없다는 것. 공공과 민간이 협력해 도시공간 구조를 보존한 덕분이다. 가마쿠라는 50여년 전에 고도성장기에 들어서면서 개발 압력이 적지 않았다.
당시 무분별한 개발로 도시 구조와 경관이 망가질 것을 걱정한 사람들이 지역 보존 운동을 시작했다. 이는 일본 최초의 '내셔널 트러스트' 운동이라는 후문이다. 결국 이들은 주변의 숲을 지키는 법률을 마련했고 이를 통해 경관 자원의 기본인 녹지를 지켜냈다는 것이 시 도시계획실의 설명이다.
이곳의 건물 높이는 5층(15m) 이하인데 이것 역시 반세기 가까운 토론 등을 통해 이뤄낸 성과다. 상업지역이라 높이 제한도 없다. 민관이40여년간 논의를 거쳐 건물 높이를 조정한 것.
오쿠야마 시 도시계획팀장은 "활용하지 못하는 용적률에 대해 보상이나 인센티브를 따로 주지 않는다"며 "도시의 역사 자원을 지키기 위한 민관의 대승적 합의"라고 설명했다.
◇요코하마 도시재생, 일본 최초 도시디자인과 있었다=요코하마 역시 장기간 도시재생이 일궈낸 대표적인 도시로 꼽힌다. 이곳 미나토미라이21지구는 현대적 마천루와 역사적 건물을 공존시킨 대표적 사례다.
이는 시가 40여년 전 일본에서 처음으로 '도시디자인과'를 만들고 수십년간 지속적으로 도시디자인 개선에 힘쓴 결과다. 시는 스카이라인부터 건물 색채까지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민간 개발자는 이를 참고해 개발계획을 세우는 등 적극적인 소통으로 합의점을 찾아갔다는 설명이다. 이사오 쓰나카와 시 도시디자인실 팀장은 "가이드라인이 완벽한 것도 아니고 항상 만족할 만한 성과가 나오는 것도 아니지만 협의를 통해 도시를 개선해가는 사고방식 자체를 중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나오유키 구니요시 요코하마시립대 교수는 "도시재생의 중요한 키워드는 시민에 의한 도시공간의 활용"이라며 "활동 그 자체를 창조해나가는 소프트웨어적 재생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가마쿠라·요코하마=
조권형기자 buzz@sed.co.kr
"성공적 도시재생 이끌려면 PM 역할 중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