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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장애, 조기진단으로 초기에 잡아야

갑자기 어지럽고 가슴 답답… 나도 혹시?


과도한 불안·걱정에 두통·호흡곤란 등 증상 반복

정상적인 일상생활 못해 방치 땐 우울증 등 합병증

인지행동·약물치료 받아야

요가·명상으로 긴장 이완… 공황장애 예방에 도움


고3 담임교사인 최우진(38·가명)씨는 최근 진학지도와 밀린 업무 등을 처리하느라

퇴근이 늦어지면서 극심한 피로감을 느꼈다.

그러던 어느 날 집으로 돌아와 잠을 자려고 할 때

갑자기 어지럼증에다 가슴이 답답하고 호흡이 곤란해지는 느낌이 들었다.

'과중한 업무로 인한 피로증상이겠지'라고 단순히 생각하던 최씨는

증상이 점점 심해지고 잠을 잘 이루지 못해 오전3~4시쯤 잠드는 상황이 계속되자

급기야 '죽을 것만 같다'는 생각에 병원을 찾았다.

그와 상담한 정신건강의학과 의사는

불안장애의 일종인 '공황장애' 초기 증상이라고 판단하고

심리검사와 함께 긴장감을 낮추는

이완 요법 치료 등을 받을 것을 권유했다.

최근 한 유명 연예인이 불안장애 증상으로 방송활동을 중단하면서 '불안장애'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불안장애는 다양한 형태로 나타나는 불안과 공포 상태 때문에 일상생활을 수행하는 데 지장을 받게 되는 정신적 질환을 지칭한다. 흔히 불안장애를 우울증·정신분열증 등과 비슷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우울증의 경우 불안장애와는 증상에 차이가 있으며 불안장애 증상이 심해지면 동반되는 합병증이라고 생각하면 좀 더 정확하다.

남궁기 세브란스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불안과 공포는 인간이 겪는 정상적인 정서 반응이지만 정상 범위를 벗어나면 정신적 고통이 수반될 뿐 아니라 신체적으로도 고통을 받게 된다"며 "불안 증상이 심해지면 혈압이 오르고 심장이 빨리 뛰며 땀이 나고 어지러움, 설사, 동공 확대, 사지의 저림, 위장 장애, 빈뇨, 소변 마려움 등의 다양한 신체적 증상이 나타나게 된다"고 말했다.

불안장애 환자의 특징은 앞으로 일어날 일에 대한 염려와 불안이 과도하게 나타난다는 것이다. 정상인이라면 넘어갈 수 있는 상황에서도 극심한 불안 증상을 호소하게 된다.

류승형 삼성서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불안장애 환자들은 닥치지도 않을 위험을 걱정하고 최악의 사태만을 상상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불안장애는 크게 공황장애와 사회공포증·범불안장애 등 세 가지 질환으로 나뉜다. 이 중 불안 증상을 가장 많이 호소하는 질환이 바로 공황장애다. 공황장애란 급작스러운 공황발작, 즉 극심한 불안과 함께 두통, 현기증, 가슴 두근거림, 질식감, 호흡곤란, 가슴 통증, 오한, 마비감 또는 저림 등의 증상이 나타나는 것이 반복되는 것을 말한다. 공황장애 환자들은 의식을 잃지 않을까, 미치지 않을까, 또는 죽지 않을까 하는 극심한 공포 상태를 경험하게 된다. 운전자의 경우 운전 도중 갑자기 공황발작을 일으킬 경우 위험 상황에 이를 수도 있다.

공황장애 환자들은 초기에 공황발작으로 인해 응급실로 달려가는 경우가 많다. 이후 내과, 신경과 및 한방에서 많은 검사를 받지만 별다른 이상 소견이 없기 때문에 의사로부터 '신경성'이라는 이야기만 듣는 경우도 허다하다.

공황발작의 임상 양상이 심근경색이나 협심증 등의 심장질환과 비슷해 심혈관질환으로 오인되는 경우도 있는 만큼 주의가 필요하다. 따라서 이 같은 증상이 발생했을 경우 평소 심혈관질환이 없었다면 건강정신의학과를 찾아 제대로 된 진단을 받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공황장애의 진단에 앞서 심장질환이나 내분비 계통의 이상 여부를 먼저 점검하고 문진과 심리검사 등을 통해 확진하게 된다.

공황장애 환자의 경우 광장공포증이 더해지면 증상이 더욱 심해지게 되며 입원 치료가 필요하다. 운전을 하기 두렵거나 줄을 서서 차례를 기다리기가 힘들고 엘리베이터나 극장 등 폐쇄된 장소에 가기를 두려워한다거나 식당 등 사람 많은 곳에 가기를 꺼려 한다면 광장 공포증을 의심해볼 수 있다.

공황장애에 가장 효과적인 것은 인지행동치료와 약물치료다. 인지행동집단치료는 인지치료(잘못된 인지를 교정하는 치료기법), 이완치료(호흡 재훈련, 근육 이완 기법 등을 사용해 편안한 상황을 경험하도록 하는 치료), 신체감각노출훈련(공황 증세와 유사한 신체 경험을 할 수 있는 상황을 스스로 만들어 경험하고 극복하게 하는 것), 실제 노출(공황발작을 일으켰던 실제 상황을 스스로 찾아 불안을 경험하면서 극복하는 방법을 터득하는 기법) 등의 다양한 치료기법이 동원되며 치료 효과는 서서히 나타나지만 일단 효과가 나타나면 쉽게 나빠지지 않고 재발률이 적다는 특징이 있다.

약물치료에 반응하지 않는 환자나 약물을 사용할 수 없거나 원치 않는 환자, 약물을 끊기 원하는 환자들에게 주로 사용된다. 공황발작이 잦아 운전 등 평소 활동이 어려울 경우 벤조다이아제핀계 약물, 선택적 세로토닌 흡수차단제, 베타 블로커 등의 약물 치료를 받게 된다. 이들 약물은 공황발작 자체를 억제하는 것 외에 우울 등의 합병증을 치료하는 효과가 있다. 경우에 따라 인지행동치료와 약물치료를 함께하기도 한다.

공황발작이 나타났을 때는 어떤 행동을 취하려 하지 말고 심호흡을 하며 가만히 쉬면서 기다리는 것이 중요하다. 공황발작은 길게는 수십 분까지 지속될 수 있으나 결국 증상이 나아지므로 '괜찮아질거야'라는 마음을 갖고 기다려야 한다.

또 다수의 불안장애 환자들은 정신과 가기를 꺼려해 증상을 더욱 악화시키는 만큼 증상 초기부터 가족에게 얘기하고 필요할 경우 전문가의 상담을 통한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

수면장애가 동반될 경우 저녁 식사 후 가벼운 산책과 운동을 하고 취침 전에 미지근한 우유 등을 마시는 것이 좋다. 평소 요가나 명상 등으로 긴장을 이완시키는 것도 공황장애 예방에 도움이 된다.

/송대웅 의학전문기자 sdw@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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