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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삼 전 대통령 국가장] "이웃집 할아버지처럼 따뜻한 분" 상도동 주민 눈시울

■ 운구행렬

고인의 넋을 기리기라도 하듯 하얀 눈발이 날린 26일 오후1시25분. 김영삼 전 대통령의 유해를 모신 검은색 캐딜락 운구차가 빈소였던 창경궁로 서울대병원을 떠나 광화문삼거리와 서대문사거리, 마포대교를 거쳐 30분 만인 1시55분에 영결식장이 마련된 국회의사당에 도착했다. 검은색 캐딜락 운구차가 서서히 움직이자 빈소에 모였던 시민들은 시종 침통한 표정을 짓다가 결국에는 손수건으로 입을 막고 흐느끼기 시작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건강 문제로 국회 영결식에 참석하기 어렵게 되자 대신 빈소에 들러 고인과 작별을 고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오후 김 전 대통령 시신을 모신 관과 영정이 운구차에 실려 국회의사당으로 출발하는 모습을 8분간 지켜보면서 애도를 표했다.

이날 운구 행렬은 서울대병원을 출발해 광화문삼거리, 서대문사거리를 거쳐 국회까지 약 11㎞ 거리를 30분 만에 달렸다. 김 전 대통령이 집무를 봤던 청와대와 이에 앞서 9선 의원으로 의정활동을 했던 국회까지 삶의 궤적을 거꾸로 밟아온 것인데 과거 국회 입성에서 청와대 입성까지 걸린 고난의 시간과 비교하면 운구차로의 이동은 너무나 짧고 편안했다. 캐딜락 리무진과 영정 무개차, 경찰 호위차량, 유족이 탄 버스차량 등으로 구성된 운구 행렬이 마치 긴 용꼬리를 연상케 하듯이 도심인 광화문삼거리를 거쳐 세종대로사거리를 빠르게 통과했다. 특히 광화문광장을 지날 때는 서울 체감기온이 영하를 기록할 정도로 추웠지만 수많은 시민이 도로 주변에 나와 애도와 함께 고인의 마지막 가는 길을 카메라에 담기도 했다. 상당수 시민은 긴 영구 행렬이 완전히 사라질 때까지 자리를 지켰다.



김 전 대통령의 운구 행렬이 영결식을 마친 뒤 동작구 상도동 사저에 도착하자 골목길에 나와 있던 주민들은 눈시울을 붉히며 애도를 표했다. 김 전 대통령이 46년 동안 기거한 곳이자 민주화운동을 하면서 가택연금을 당하는 등 고초를 겪었던 장소이다 보니 주민들의 추억과 감회도 남다른 듯 보였다. 한 주민은 "대통령보다는 이웃집 할아버지 같은 친근하고 따뜻하신 분이셨다"고 회고했고 나이 지긋한 한 노인은 "참 존경했던 분이어서 마지막 가는 길 배웅해주러 왔다"면서 "조금만 더 사시지…"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운구 행렬이 김영삼 대통령 기념도서관을 거쳐 국립 서울현충원 정문에 들어서면서 '통합과 화합'의 정신을 되살린 닷새간의 조문도 끝이 났다. /김홍길기자 what@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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