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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식표 야구, 가는 길마다 한국 야구 새 역사

'프리미어12' 미국 8대0으로 꺾고 초대 챔피언



'독이 든 성배' 현직 사령탑 기피에 불편한 몸에도 네 번째 감독직 수락

적재적소 마운드 운용·대타 작전… 약체 평가 라인업으로 日·美 격파

FA 김현수 MVP… 미국행 타진

박병호·이대호도 협상 전망 밝혀


야국 국가대항전 프리미어12 대표팀은 출발부터 삐걱거렸다. 리그 간판선수들이 부상 등을 이유로 출전에 난색을 표했다. 삼성 주축투수 3명은 도박파문으로 낙마했다. 대표팀은 역대 최약체라는 평가를 들었다. 감독 선임부터가 골치였다. 김인식(68) 한국야구위원회(KBO) 기술위원장으로 대표팀 감독이 확정된 것은 6월 말이었다. 일본보다 거의 9개월이 늦었다. 현직 감독들이 소속팀 일정을 이유로 고사하는 바람에 김 위원장은 또 감독이 됐다.

2002 부산 아시안게임·2006·2009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이어 대표팀 사령탑만 네 번째. 아시안게임 금메달과 WBC 4강·준우승 신화를 일궜던 '국민감독'은 6년 만에 다시 잡은 지휘봉으로 한국야구를 세계최강으로 이끌었다.

4강에서 일본에 9회에만 4득점, 4대3으로 기적의 역전승을 쓴 김인식호는 21일 결승에서는 마이너리거로 짜인 미국의 손목을 8대0으로 비틀었다. 일본전과 마찬가지로 조별리그에서 당했던 패배를 속 시원히 설욕한 것이다. 한국야구는 프리미어12보다 권위 있는 2017 WBC와 2020 도쿄 올림픽(정식종목 유력)을 앞두고 있다. 김인식호의 이번 우승신화를 계기로 야구도 축구처럼 대표팀 전임감독제로 가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22일 귀국한 김 감독은 "현직에 있지 않은 젊은 감독이 전임감독을 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프로야구 선수들, 팬에게 보답할 줄 알아야"=김 감독은 2004년 말 뇌경색으로 지금도 거동이 자연스럽지 못하다. 하지만 구본능 KBO 총재의 부탁을 거절하지 못했다. "왜 또 나야?"라는 장난스러운 불만을 섞어 대표팀 유니폼을 입어왔던 것처럼 이번에도 선선히 한국야구의 구원투수로 등판했다.

"나라가 부르면 가야 한다"는 게 김 감독의 신조다. 김 감독은 현직 감독들을 탓하지는 않았다. 대신 선수들에게 태극마크의 무게를 강조했다. 이번 대회는 상금이 비교적 작고(우승 약 11억원) 병역특례 등 혜택이 없어선지 선수 구성이 유독 힘들었다. 김 감독은 "생각했던 엔트리에서 10명 정도가 바뀌었다. '이래서 못 나간다' '선수가 아프다'는 얘기만 들려올 때는 정말 속상했다"고 털어놓으며 "세대가 다르니 선수들에게 애국심만 강조할 수는 없다. 하지만 국가의 명예를 위해 뛰다 보면 개인의 명예도 따라오고 프로야구도 성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프로야구 덕에 수십억 원씩 부를 쌓은 선수들이라면 팬들에게 보답할 줄 알아야 한다"고도 했다. 불편한 몸으로 한국야구에 기꺼이 헌신한 김 감독을 선수들은 전적으로 따랐다. 주장 정근우(한화)는 "감독님은 한두 마디로도 팀을 뭉치게 한다. 감독님과 우승 트로피를 들고 싶은 마음에 선수들 모두 정말 열심히 했다"고 밝혔다.

김 감독은 8강과 4강에서 선발투수를 일찍 내리고 불펜투수들을 적시에 교체하는 마운드 운용으로 승리를 굳히거나 승부를 뒤집었다. 4강에서는 9회 오재원(두산)·손아섭(롯데)을 내는 대타작전이 연속안타로 완벽하게 들어맞아 '11·19 도쿄대첩'으로 마무리되기도 했다. 6년 공백을 이유로 현장감각을 우려하는 시선도 있었지만 김 감독은 선동열 투수코치, 이순철 타격코치 등 코치진과의 긴밀한 호흡으로 또 한 번의 역사를 써내려갔다.

◇김현수·박병호 빅리그에 눈도장=김현수(두산)는 미국과의 결승에서 2루타 2개로 3타점을 올리는 등 대회 타율 0.333(33타수 11안타) 13타점으로 프리미어12 초대 최우수선수(MVP)가 됐다. 자유계약선수(FA)인 김현수는 국내 잔류 가능성을 열어놓는 한편 좋은 조건이면 메이저리그 진출도 노려볼 계획이다. 김현수는 국내에 남을 경우 역대 FA 최대계약인 4년 9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독점교섭권을 가진 미네소타 트윈스와 입단협상을 시작할 박병호는 결승에서 130m짜리 대형 3점 홈런을 작렬했다. 박병호는 22일 미국 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드 선정 신인왕 후보 2위에 오르기도 했다. 일본과의 4강에서 역전 결승타를 뿜은 FA 이대호(소프트뱅크)도 다음 달 초 미국으로 건너가 메이저리그 구단들을 만나볼 예정이다.

/양준호기자 miguel@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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